스마트폰 카메라를 인쇄물 위에 올리자 화면에 안내 문구가 떴다. 해당 이미지는 생성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졌으며, 정품 여부와 함께 콘텐츠에 부여된 고유 식별 ID와 관리 정보가 표시됐다.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표식이 없는 인쇄물에서 비가시성 워터마크 정보가 수 초 안에 식별됐다.
민경웅 스냅태그 대표는 20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AI 스타트업 밋업데이’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짧은 시연으로 핵심 기술을 설명했다. 민 대표는 “비가시성 워터마크는 사람이 보는 이미지 위에 표시를 얹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 구조 자체에 정보를 분산 삽입하는 기술”이라며 “촬영이나 스캔만으로도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식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행정 문서를 사례로 들었다. 국세청에서 발급된 사업자등록증 문서를 여러 조각으로 나눈 뒤 일부만 촬영했지만, 워터마크에 담긴 정보는 정상적으로 인식됐다. 화면에는 문서에 부여된 고유 ID와 함께 이름, 사번, 접근 지적재산권(IP) 주소 등 관리 정보가 표시됐다. 문서가 훼손되거나 일부만 남아 있어도 식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표시 기술이 아니라, 추적과 검증을 전제로 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스냅태그는 비가시성 워터마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생성 AI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적용해 AI 생성 여부와 세부 정보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AI 식별뿐 아니라 정보 보호와 IP 관리 영역에도 활용된다.
회사는 2015년부터 비가시성 워터마크 기술을 연구·개발해 왔으며, 3년 전부터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 포스코,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정부와 군 기관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술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생성형 AI 확산은 스냅태그의 기술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이미지·문서·영상 등 AI 생성 콘텐츠가 폭증하면서, ‘이 결과물이 AI로 만들어졌는지’를 구분하는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시행되는 AI 기본법 역시 생성 AI 콘텐츠에 대한 표시와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냅태그를 제도 변화의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는다.
민 대표는 “AI 기본법의 핵심은 형식적인 표시가 아니라, 이용자가 혼란 없이 AI 콘텐츠를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비가시성 워터마크는 서비스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식별과 검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제도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스냅태그가 생성 AI 식별용 ‘K-세이프 공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한 것도 시장 전반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기술적 차별점도 분명하다. 비가시성 워터마크는 이미지의 물리적 구조에 정보를 분산 삽입해, 크롭이나 오프라인 출력 이후에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활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연동 사례도 늘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생성 AI 서비스에 K-세이프 공개 API 도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베타 테스트에 착수했다. 스냅태그 측은 “정보 보호 영역에서 축적한 경험이 생성 AI 환경에서도 빠른 적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생성 AI 경쟁의 다음 단계는 성능이 아니라 신뢰”라며 “누가 만들었고, 어디서 왔는지를 기술로 증명할 수 있어야 AI가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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