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 트럼프 연준 이사 해임에 제동 "독립성 훼손 우려"

  • 보수·진보 막론 '트럼프 주장' 해임 사유에 회의적

  • 美언론도 트럼프 패소에 무게...NYT "연준 장악시도 당분간 동결"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사진AFP연합뉴스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 사건과 관련해 열린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에서 대법관들 대다수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 시도에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인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상호관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AFP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구두 변론에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대법관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사유가 불충분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를 들어 임기가 보장된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지, 쿡 이사의 사례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대법관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사유로 든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에 대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조차 해당 의혹이 사법절차를 통해 확인된 것이 아니란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쿡 이사가 2021년 주택담보대출 신청 과정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기 위해 실제로 상시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주거용'으로 표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했다. 하지만 쿡 이사는 고의가 아닌 행정적 오류에 불과하며 형사 기소된 적도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또한 "왜 청문 기회를 주 것을 두려워했느냐"며 쿡 이사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대통령이 광범위하고 재검토 불가능한 해임권한을 행사하면 "연준 제도의 독립성이 약화하거나 심지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도 "주담대 신청서에서 실수한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느냐"면서 "(연준 같은 기관은)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문제를 너무 성급하고 충분한 숙고 없이 결정하면 그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변론 종료 후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소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기각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법관들이 쿡 이사를 즉각 해임하려는 트럼프의 시도에 제동을 걸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쿡 이사의 직무 유지를 결정할 경우 트럼프의 연준 장악 시도는 당분간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 폭스뉴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리사 쿡 연준이사를 계속 연준에 둘 준비가 된 모습이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재판은 연준의 독립성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더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전부터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왔고, 월가에선 쿡 이사에 대한 해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최근 법무부는 연준 청사 개보수 예산 초과 문제를 이유로 들며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날 법정 방청석에는 파월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나란히 쿡 이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울러 이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인 상호관세 3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장은 재판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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