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4억달러인데 한국 시총 중간값은 1100억원…소형주 넘쳐나는 韓 증시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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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일 급등 중인 가운데 상장사 절반의 시가총액이 11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는 수십조원대로 몸집을 키운 반면 하단에는 소형 기업이 대거 몰린 구조적 불균형이 뚜렷하다. 중간 체급이 얇은 구조가 고착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과 미국 증시가 중형주 풀을 두텁게 쌓아온 것과 대비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기업의 시총 규모는 약 11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절반이 시가총액 1100억원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코스피 대형주는 100조원을 훌쩍 넘긴 반면, 시장 하단에는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대 기업이 대량으로 포진한 결과다. 한국 증시에서 소형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 증시의 허약한 체질은 해외 주요 증시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일본 증시는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 세 개 시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중형주 성격이 강한 스탠더드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1조엔 안팎의 기업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성장기업 중심의 그로스 시장 역시 상위 50개 기업만 놓고 보면 수천억엔 규모 종목들이 여러 곳 포진해 있다. 대형주 중심의 프라임 시장을 정점으로, 중형·성장 기업이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도 체급 분포가 두텁다. 미국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약 30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러셀 3000(Russell 3000) 지수는 전체 증시 시총의 95% 이상을 포괄하는 대표 지수로 평가된다. 이 지수의 중위 시총은 24억 달러로, 국내 전체 상장사의 중위값인 110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한·미·일 증시를 나란히 놓고 보면 한국은 대형주 몇 곳이 지수를 견인하고 하단에는 소형 기업이 밀집된 '역피라미드형' 구조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시총이 작은 기업이 많을수록 거래대금이 제한되고, 하위 종목 전반에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 전체의 깊이가 얕아질수록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자층이 특정 종목에 쏠리는 현상도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과 혁신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이른바 '다산다사'(多産多死) 기조를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의 상장을 유도하는 동시에 상장폐지 요건을 함께 강화해 시장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스닥에 과도하게 몰린 소형 기업 구조를 정비하고 중견급 기업 풀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 맥락에서 코스닥은 혁신기업의 성장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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