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자치분권인가"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에 대한 충남도의 분명한 입장

  • 재정·권한 이양 빠진 통합은 분권이 아니다… 국가 대개조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김태흠 충남지사 충남 대전통합특별법안 대한입장문 발표하고있다사진허희만기자
김태흠 충남지사 충남 대전통합특별법안 대한입장문 발표하고있다[사진=허희만기자]


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을 검토한 결과,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번 법안은 그동안 대전시와 충청남도가 일관되게 요구해 온 지방자치 분권의 핵심인 재정과 권한 이양이 대폭 축소되거나 그 본질이 훼손돼 있습니다. 과연 민주당이 자치분권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재정 이양과 관련해, 충남과 대전이 특별법안에 담아 요구한 연간 8조 8000억 원 규모의 항구적 재정 지원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민주당 법안에 담긴 지원 규모는 연 3조 7500억 원 수준으로, 요구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 가운데 1조 5000억 원은 10년 한시 지원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이양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없습니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 역시 대통령이 약속한 **65대 35 수준(약 6조 6000억 원)**에 크게 못 미칩니다.

권한 이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관련해서는 ‘신속히 처리할 수 있다’는 선언적 규정만 담겼을 뿐입니다.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양, 개발사업 인·허가 의제 처리, 농업진흥구역 해제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실질적인 권한 이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법안의 상당수 조항이 구속력이 없는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우리가 요구한 ‘해야 한다’는 강행 규정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특례 조항의 숫자만 늘린 것은 사업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며, 분권의 실질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또한 특별시 명칭을 ‘충남·대전 통합특별시’로 하고,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명시한 점 역시 문제입니다. 공식 명칭에 ‘통합’이라는 표현은 불필요하며, 약칭에서 ‘충남’을 배제한 것은 인구 규모와 역사성을 고려할 때 도민들이 쉽게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행정통합은 국가의 백년대계이자 국가 대개조로 이어져야 할 중대한 과제입니다. 시일에 쫓겨 재정과 권한 이양 없이 통합이 이뤄진다면, 분권형 국가 개혁은 불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대전·충남과 광주·전남 등 지역별로 통합 법안의 내용이 달라서도 안 됩니다. 법안이 제각각일 경우 새로운 갈등을 낳을 뿐이며, 통합이 오히려 분열을 촉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치분권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통합을 맡길 수 없습니다. 분권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지닌 대통령의 결단과 조정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행정통합과 자치분권을 오랫동안 고민해 온 충청남도지사로서, 조속한 시일 내에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통합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자 합니다.

                                          2026년 2월 2일
                                                충청남도지사 김태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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