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5000 함정] 주식 '불장'인데 민간소비는 '찬바람'…'K경제' 극복이 관건

연합뉴스
[연합뉴스]
코스피 5000 시대를 맞은 주식시장은 연일 '불장'을 이어가며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도 역대급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실물경제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성장 회복세가 'K자형'으로 벌어지면서 증시의 온기가 실물경제로 온전히 전이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83.02포인트(1.57%) 오른 5371.10에 장을 마감했다. '검은 월요일'을 맞았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5370선까지 오르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 지수 역시 5.10포인트(0.45%) 오른 1149.43에 장을 마쳤다.

덩달아 경제 심리도 호황기 수준으로 달아올랐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월 월간 뉴스심리지수(NSI)는 118.63으로 전월(112.90) 대비 5.7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2021년 6월(118.88)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경제 선행지표인 주가와 심리는 강한 상승 흐름이지만 실질적인 경제 성적표는 만성적인 내수 부진을 가리킨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였고 연간 GDP 성장률은 0.97%에 그쳤다고 밝혔다. 역사적 코스피 랠리에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특히 4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이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로 나타났다. 내수 기여도는 3분기(1.2%포인트)와 비교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0.1%포인트씩 성장에 기여했지만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성장률을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깎았다. 특히 내수의 핵심 축인 건설투자는 침체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호황과 심리 개선이 경제주체들의 소비 여력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K자형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심리 회복은 전반적인 소득 증가와 경기 전망 개선이 전제돼야 하는데 아직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산층과 중하위층 소비 여력이 크지 않아 내수 활성화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부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결국 경제성장과 고용 확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내수도 바닥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고용 불안이나 일자리 감소 문제는 주로 중산층과 중하위층에서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K자형 회복이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증시의 온기는 민간소비로 연결되지 못했다. 2020년 말 풍부한 유동성으로 코스피는 1년 전보다 675.8포인트 급등한 2873.47을 찍었지만 민간소비지출은 오히려 4.6% 줄었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을 '유동성 함정'으로 해석한다.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해도 기업의 생산·투자, 가계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대했던 소비·투자 진작 효과는 미미한 반면 구조조정 지연이나 자산 거품 같은 부정적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이 공급한 돈이 시중에서 얼마나 유통되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신M2 기준)는 지난해 11월 13.5배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저치였던 2022년 7월(13.1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상황을 유동성 함정으로 볼 수 있다"며 "청년층 취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인데 세수 확대와 복지 중심 정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우며 기업 친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과 함께 특히 석유화학 업종 구조조정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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