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팀으로 꼽혔다. 글로벌 콘텐츠 분석업체 패럿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2025 연간 보고서’에서 BTS는 ‘올해의 인물 언더 30’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룹 활동이 제한적인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단순한 인기 순위로 설명되기 어렵다.
보고서는 BTS를 두고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반복적인 수요 급증을 만들어내며 한 해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문장은 BTS를 ‘콘텐츠 생산자’로 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수요를 생성하는 시스템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BTS는 이제 컴백 여부와 상관없이 작동하는 문화 시스템에 들어섰다.
패럿 애널리틱스의 지표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랭킹은 단순 노출량이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깊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반응했는지를 측정한다. 일회성 화제성이 아니라 반복성과 지속성을 본다. BTS는 이 지표에서 꾸준히 상위에 머물러 왔다. 이는 BTS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상시적 문화 이벤트이자, 글로벌 콘텐츠 소비를 조직하는 시스템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스템은 3월 21일로 예정된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더욱 분명해진다. 광화문은 공연장이기 이전에 상징의 공간이다. 정치와 역사, 시민의 일상이 교차하는 장소다. BTS가 이 공간에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단순한 콘서트 재개가 아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주변부가 아닌 중심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후 이어질 월드투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BTS의 투어는 더 이상 ‘도시를 도는 일정’이 아니다. 각 도시에서 공연은 음악 소비를 넘어 사회적 사건으로 확장돼 왔다. 교통과 안전, 행정과 시장, 팬덤의 집단 행동까지 동시에 움직인다. 이는 공연이 아니라 도시 단위의 문화 시스템이 가동되는 순간에 가깝다.
보고서는 지난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32세 이하 젊은 세대의 디지털 문화와 팬덤 중심 소비 시스템으로 재편됐다고 진단했다. 그 변화의 선두에 K팝이 있고, 그 정점에 BTS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특정 장르의 성공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 시스템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스트리밍, SNS, 투어, 커뮤니티가 결합된 이 시스템에서 BTS는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사례다.
주목할 점은 BTS가 이 시스템을 ‘확장’이 아니라 ‘축적’의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다. 과잉 노출로 순간의 관심을 소모하지 않는다. 공백은 공백대로 의미를 쌓고, 개인 활동은 개인 활동대로 전체 시스템을 보강한다. 그래서 BTS의 컴백은 늘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이미 작동 중인 시스템이 다시 속도를 얻는 과정에 가깝다.
이제 질문은 한국 사회를 향한다.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광화문 공연을 일회성 문화 이벤트로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 문화가 세계와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의 일부로 설계할 것인가. BTS가 만들어낸 것은 K팝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한국적 정서와 글로벌 플랫폼이 결합할 수 있음을 증명한 하나의 시스템이다.
문화는 어느 순간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단계에 이른다. BTS는 그 단계에 도달한 드문 사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성취를 개인의 성공으로 남길 것인지, 한국 문화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확장할 것인지다. 광화문에서 시작되는 이번 무대는 그 선택을 묻는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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