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가격 8주만에 최저...한국 철강업계 '삼중고'

  • EU CBAM 시행·韓 산업용 전기료까지 직격탄

  • "기술경쟁력 확보 노력중...상황 길게 지켜볼 것"

평택항에 쌓인 철강 제품 사진연합뉴스
평택항에 쌓인 철강 제품 [사진=연합뉴스]
중국 철강 가격이 춘절을 앞두고 8주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과 정부의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예고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철강업계가 삼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철근 선물 가격은 톤당 3060위안(약 65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8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설 연휴(춘절) 장기 휴무를 앞두고 가동을 축소한 탓이다. 이에 더해 중국에선 고로와 전기로 모두 정기 보수를 위해 가동을 중단했고, 허베이성 일부 지역은 대기오염 경보로 인해 일시적인 생산 제한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중국 내수 둔화와 선물 가격 약세는 중국산 철강 수출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 이는 아시아 시장 전반과 한국 철강 유통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중국 가격이 바닥을 형성하는 상황에선 한국 철강 가격도 시차를 두고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국 철강사의 경우 원가는 그대로인데 판매 가격만 늦게 내려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주 중국 주요 항구들의 철광석 재고량이 약 1억6200만t을 기록하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제철소들이 춘절 전 재고 확충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항구 물량이 최고치임을 의미한다. 쌓여있는 재고는 '밀어내기 수출' 형태로 아시아 시장에 쏟아져 동남아 등을 경유해 한국으로 우회 수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한국 철강 유통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EU CBAM 시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CBAM은 탄소 누출 방지를 목적으로, 철강을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 수출 시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보고하고 후에 탄소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CBAM 시행으로 향후 10년간 국내 철강업계가 약 3조원 이상의 탄소 인증서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에는 내리고 밤에는 올릴 예정이라 발표하면서 지역별 전기요금도 차등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원가에서 전기료 비중이 높은 전기로 중심 철강 업체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5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한국전력의 판매수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철강 업계에선 높은 산업용 전기료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지속해서 가격이 오른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인해 걱정이 큰 상황 속에서도 EU CBAM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 철강 가격 하락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중장기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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