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회수하는 中 반도체 빅펀드...이제 '병목기술' 집중

  • 안루테크 등 주요 기업 지분 잇단 매각

  • 1·2기 71조 투자..SMIC·YMTC 등 육성

  • '부패 스캔들' 거쳐 3기는 장비·소재에 집중

중국 반도체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반도체[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반도체 빅펀드(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기금)'가 올 들어 주요 반도체 기업 지분을 잇달아 줄이며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국면에 들어섰다.

1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2014년 출범한 1기 빅펀드(1400억 위안)는 사실상 전면 회수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2019년 출범한 2기 빅펀드(2000억 위안)도 투자금 회수를 병행하는 '출구 전략'을 가동 중이다.

실제 8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회사 안루테크는 공시를 통해 빅펀드 1기가 자사 지분을 최대 2%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펀드는 지난 2019년 안루테크에 처음 투자해 지분율 11.18%로 3대 주주로 올라섰으나,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지분을 줄여나가며 현재 보유 지분은 5.73%까지 낮아졌다. 

앞서 6일에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상하이실리콘산업그룹이 공시를 통해 빅펀드가 최대 3% 지분을 추가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 회사 설립 당시 창립 주주로 참여한 빅펀드는 지난해부터 지분을 축소해왔다. 

이밖에도 네트워크 칩 제조사 성커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칩 제조사 타이링마이크로전자, 무선 주파수(RF) 칩 제조사 후이즈마이크로전자 등도 이달 초 빅펀드의 지분 축소 사실을 잇달아 공시했다.

빅펀드는 2014년 중국 정부의 국가 반도체 육성 전략에 따라 출범한 정책성 자금으로, 1·2기를 통해 총 3400억 위안(약 71조 원) 규모가 조성됐다. 

그동안 반도체 제조, 설계, 패키징, 테스트, 장비, 소재 등 중국 내 100여 개 기업에 투자하며 산업 전반의 기반 구축을 지원해왔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SMIC)와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회사인 양쯔메모리(YMTC)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1기 빅펀드가 주로 성숙 공정과 설계 분야에 집중 투자했던 만큼, 관련 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기 빅펀드는 회수와 신규 투자를 병행하며, 여전히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취약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2024년 새로 출범한 3기 빅펀드는 등록 자본금 3440억 위안 규모로,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 중국이 해외 의존도가 높은 ‘병목 분야’를 중심으로 장기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요 투자 대상으로는 중국 최대 광케이블 제조사인 YOFC 자회사인 창페이석영기술, 난퉁징티 등 반도체 소재기업과 퉈징젠커(拓荊鍵科) 등 반도체 장비 기업 등이 거론된다. 

특히 앞서 빅펀드 1·2기는 투자 기준이 불투명한 데다 투자에 따른 책임도 없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불거지면서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22년 반도체 부문에 대해 반부패 조사를 벌여 반도체 대기금 수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했고, 이는 반도체 빅펀드를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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