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풀밭이 건강하고 토끼가 살아야 호랑이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산업 생태계의 건강성을 비유한 이 말은 상생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대기업의 경쟁력은 협력사와 노동자의 안정 위에서 완성된다. 납품대금의 조기 지급은 단순한 자금 집행이 아니라 중소 협력사의 유동성을 지키는 안전판이다. 명절을 앞둔 시기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크다.
앞서 한화가 파업 손배소를 취하하고, 하청 근로자에게 동등임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갈등을 비용으로 남겨두는 대신 관계를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성과공유제 도입 역시 대기업과 협력사가 ‘갑을’이 아닌 ‘동반자’로 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물론 재계의 말처럼 이는 ‘할 일을 한 것’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설과 추석을 앞두고 조기 지급을 관행처럼 이어왔다. 그럼에도 공개적 칭찬이 회자되는 것은 상생이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이라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화다. 조기 지급이 특정 시기의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하도급 거래의 공정성, 기술 탈취 방지, 성과 공유의 제도화로 이어질 때 상생은 ‘문화’가 된다. 정부 역시 칭찬과 함께 제도적 뒷받침과 공정한 감독으로 생태계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설은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산업 현장도 다르지 않다. 대기업이 앞장서고 협력사가 숨을 돌리며 노동자가 존중받는 구조라면 위기는 기회로 바뀔 수 있다. 이번 사례가 상징에 머물지 않고 관행이 되고, 관행을 넘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상생이 특별한 뉴스가 아니라 당연한 일상이 되는 산업 생태계, 그것이 명절의 덕담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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