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 임시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는 등 미국내 관세 체계가 흔들리며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中 "美 대법원 판결 영향 평가...대체조치 주시"
관영매체 "美 추가관세 강행시 상응조치 검토" 경고도
관영매체 "美 추가관세 강행시 상응조치 검토" 경고도
중국 정부는 일단 미국의 발표에 즉각 대응하기보다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발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춘제(중국 음력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3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소송 판결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내용과 영향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명은 "중국은 일방적인 관세 인상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으며,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는 결국 출구가 없음을 거듭 강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호 관세 및 펜타닐 관세 부과와 같은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국제 무역 규칙과 미국 국내법 모두에 위배되고,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전했다.
중국은 앞서 22일 중국중앙(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을 통해서는 법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위위안탄톈은 최근 미국이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10%)’와 34% 상호관세는 판결에 따라 자동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꺼내든 무역법 122조에 따라 부과하는 임시 관세 법적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이 다른 법적 수단을 이용해 추가 관세 조치를 강행할 경우 중국도 상응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도 했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이 국제수지 악화를 이유로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무역법 122조를 앞세워 당장의 시간을 벌고, 이 기간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동원해 무효화된 관세를 사실상 원상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경우 협상 환경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美 추가 관세에 법적 논란…미중 갈등 장기화 우려
中, 트럼프 환대...단기 양보로 대만 문제 압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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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미중 무역협상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양국간 갈등이 구조화할 수 있다고 본다.
딩수판 대만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명예교수는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현재 중국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위치에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협상에서 양보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15% 임시관세가 여전히 새로운 변수"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중간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린다웨이 일본 소카대 교수도 "중국은 관세 상황과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법적 대응 방안을 재검토하고 동북아시아 및 동아시아의 다른 경제권의 대응 전략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20일 발표했다. 연방대법원 판결 당일 방중 계획을 조기 발표한 것은 이번 회담을 통해 협상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통상 정책에 대한 국내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방중 성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가 흔들리며 협상 지렛대가 일부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두·항공기·에너지 등 구매 확대를 압박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잘 아는 중국이 그에게 최고위급 환대를 베풀고, 대량의 콩과 기타 농산물 구매와 같은 단기적 이익도 제공해 체면을 세워주는 대신, ‘하나의 중국’ 원칙이나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 자국에 유리한 발언을 유도함으로써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양국이 조만간 고위급 협상을 갖고 의견을 조율에 나설 것으로도 예상된다. 딩수판 교수는 “상황이 복잡해져서 더는 (협상을) 미룰 수 없게 됐다”며 “두 정상이 직접 만났는데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이는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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