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일부 광역단체장을 ‘윤석열 키즈’로 규정하며 퇴출을 공언했다.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일 잘하는 인재를 앞세워 국정 지지율을 지방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한 집중을 지적하며 지방권력까지 쏠릴 경우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부동산, 환율, 관세 등 경제 이슈를 파고들겠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런 구도가 중앙정치의 연장선에 머물 가능성이다. 시도지사를 뽑는 선거는 지역의 행정 능력과 정책 역량을 가르는 자리다. 교통과 주거, 일자리와 복지, 산업 유치와 교육 환경은 이념이 아니라 설계와 실행의 문제다. 누가 더 정교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누가 더 책임 있게 재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 누가 더 투명하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본질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역 경제의 향방과 직결돼 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지방 산업단지의 재편, AI·반도체·친환경 산업 유치 경쟁은 지방정부의 전략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중앙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방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인구 구조에 맞춘 맞춤형 공약이 나와야 한다. 청년 유출을 막을 일자리 정책은 무엇인지, 고령화에 대응한 복지 모델은 어떻게 설계할지,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안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100일은 길지 않다. 정당은 프레임 전쟁에 몰두할 시간이 없다. 지역별 정책 토론회를 열고, 공약을 공개 검증에 부치며, 후보의 역량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라가 선다.
이번 선거가 또 한 번의 정치적 대결로 소비될지, 아니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유권자는 이미 보고 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계획으로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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