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P 데스크 칼럼] BTS 콘서트 티케팅이 선사한 '행복한 삼세판'

‘세 번 안에 승부를 끝내는 것.’ 

한국인에게 이 말을 가장 익숙하게 바꾸면 ‘삼세판’이 된다. 가위바위보를 할 때도, 사소한 내기를 할 때도 우리는 습관처럼 이 말을 꺼낸다. 국어사전은 삼세판을 ‘딱 세 번 겨루는 승부’로 정의한다. 무승부는 계산하지 않는다. 결론은 언젠가 나야 한다는 뜻이다. 

삼세판이라는 말에는 묘한 균형이 있다.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다. 스포츠에서도 그렇다. 1승 1패가 되면 마지막 세 번째 경기로 간다. 그 이상 가면 긴장보다 피로가 먼저 온다. 세 번쯤이 가장 적당하다. 

2월 23일 밤 8시, 필자는 그 ‘적당한 긴장’을 뉴스룸에서 경험했다. BTS 광화문 무료 공연 티케팅이 시작되던 순간이었다. 

시계가 7시 59분을 가리키자, 대화가 멎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책상 위에 놓였다. 정각이 되자 모두가 동시에 클릭했다.
잠시 화면이 멈춘 뒤, 숫자가 나타났다. 

수만 명의 대기 인원. 

15,000석이라는 숫자는 그 앞에서 의미를 잃었다.

새로고침은 망설여졌고, 클릭 하나에도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결제창까지 갔다가 실수로 처음으로 돌아온 동료도 있었다.

짧은 탄식과 웃음이 번갈아 나왔다.  

첫 번째 판은 그렇게 끝났다. 실패였다. 하지만 이번 컴백은 한 번의 시도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었다. 

근 4년 만의 완전체 무대로 BTS는 전통적인 유료 투어와 함께 다른 방식을 택했다. 3월 21일 광화문 무료 공연, 넷플릭스 글로벌 생중계, 그리고 4월 고양과 도쿄 공연의 세계 75개국 극장 중계까지. 세 갈래의 무대가 동시에 열린다. 

한국에서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를 통해 영화관 생중계가 진행된다. 티켓은 3월 25일 판매된다. 현장에 가지 못해도, 같은 시간 같은 무대를 공유할 수 있다.  

두 번째 기회가 남았다. 그리고 거기서 끝은 아니다. 3월 21일 광화문 공연의 넷플릭스 생중계도 예고돼 있다. 

광장에 서지 못해도, 극장에 앉지 못해도, 집에서는 볼 수 있다. 방식은 달라도, 시간은 같다. 

이번 컴백은 구조부터 삼세판에 가깝다. 

현장, 극장, 온라인. 

누군가는 광장에서, 누군가는 영화관에서, 누군가는 거실에서 BTS를 만난다. 어느 쪽이든 배제되지는 않는다. 실패해도 길은 남아 있다. 

2월 23일 밤, 기자들은 잠시 취재자가 아니라 팬이 되었다. 숫자에 마음이 흔들리고,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 남짓한 그 기다림은 기사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 

티켓은 얻지 못했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는 않았다.

삼세판이라는 말은 본래 승부를 가르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돌아보면, 승패보다 과정에 더 가까웠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 구조,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여지, 그리고 어디에 있든 참여할 수 있다는 감각. 

BTS의 무대는 그렇게 설계되어 있었다.

인생에도 이런 순간들이 있다. 한 번 어긋났다고 끝나지 않고, 두 번 흔들려도 돌아설 수 있는 시간. 꼭 세 번일 필요는 없지만, 다시 설 수 있는 여백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광화문에 서지 못해도, 극장에 들어가지 못해도, 화면 앞에서는 만날 수 있다. 

모니터를 끄며 그런 생각을 했다. 

패자가 없는 삼세판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위로일지도 모른다고.
본지 기자가 지난 23일 BTS 광화문 무료 공연 예매를 시도하고 있다 한 시간 남짓 대기와 좌석 예매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2026 2 23 사진유나현
본지 기자가 지난 23일 BTS 광화문 무료 공연 예매를 시도하고 있다. 한 시간 남짓 대기와 좌석 예매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2026. 2. 23 (사진=유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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