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수출 확대와 전력 증강 수요에 힘입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완성 무기체계의 성과가 조명받는 사이, 현장을 움직이는 ‘근육’과 ‘심장’을 설계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부산 기장군 산업단지에 자리한 효원파워텍은 전력반도체 기반 구동·제어 기술로 방산과 미래 모빌리티의 접점을 넓히는 전력전자 전문기업이다.
창업자인 김장목 대표는 부산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출신이다. 연구실에서 이론을 정립하던 학자가 산업 현장으로 뛰어든 이유는 분명했다. “기술은 논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장비에서, 혹독한 조건에서 검증돼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시장에서는 기술만으로 부족하다. 신뢰, 네트워크, 그리고 끝까지 버티는 체력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다만 원칙은 단호하다. “기술 경쟁력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
회사는 4명으로 출발해 20명 안팎의 연구 중심 조직으로 성장했다. 외형 확장 대신 연구개발(R&D) 밀도를 택했다. 구성원 다수가 석·박사급 인력으로, 하드웨어 설계부터 펌웨어, 고난도 제어 알고리즘, 신뢰성 검증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했다. 단품 공급이 아니라 시스템 단위 최적화를 구현하는 ‘설계-검증-양산 대응’ 일괄 구조가 차별점이다. 고객 요구에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설계하는 커스터마이즈드 엔지니어링 역량도 강점으로 꼽힌다.
핵심 기술은 고효율 인버터와 정밀 모터 제어 플랫폼이다. 단순 구동을 넘어 전력 변환, 토크 제어, 열관리, 보호회로를 통합 설계해 성능·신뢰성·공간 효율을 동시에 겨냥한다. 해당 기술은 장보고-III 체계에 탑재되는 중어뢰 구동부와 함내 전동화 장비에 적용됐다. 기존 유압식 액추에이터 대비 저온 환경 응답성과 정밀 제어, 유지보수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SiC 기반 와이드밴드갭(WBG) 전력반도체 인버터를 적용해 스위칭 손실과 발열을 낮추고 방열장치 소형화를 달성, 야전 운용 적합성을 높였다. 실물 장비 없이도 검증 가능한 HILS(하드웨어 인 더 루프)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해 국내 방산 대기업과 공동 시험을 진행 중인 점도 눈에 띈다.
과제도 분명하다. 고급 인력 확보와 대용량 전력변환 시스템의 장기 신뢰성 시험 인프라가 지역에 부족하다. 전력반도체 제품 상용화의 병목을 해소하려면 지자체 차원의 테스트베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의 진단이다.
김 대표의 시계는 10년 뒤를 향한다. 2035년 매출 1000억원, 그리고 기업공개(IPO). 숫자는 냉정하지만 방향은 명확하다.
“회사가 커지면 성과를 구성원과 나누겠다. 기술 하나로 세계 시장과 겨루는 부산 기업의 선례를 남기겠다.”
그가 작은 공장에서 시작한 전력제어 기술이 글로벌 무대와 맞붙는 날을 준비하는 이유다. 부품회사가 아니라, 기술로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기업을 지향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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