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배당 전략 엇갈렸다…현대카드만 '곳간 채우기'

  • 순익 감소에도 배당성향 유지 vs 실적 개선에도 배당 축소

  • 고금리·연체율 부담 속 자본 관리 기조 변화

롯데·현대·삼성·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 사
롯데·현대·삼성·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각 사]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배당 정책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내놓고 있다. 순이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간 반면 실적이 개선된 현대카드는 오히려 배당을 축소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고금리 장기화와 연체율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배당 확대’보다 재무 방어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전날 정기이사회를 열고 236억원 규모 현금 배당안을 다음 달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롯데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9.9%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배당액도 전년(387억원)보다 39% 줄어든 236억원으로 결정됐다. 다만 배당성향은 2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순이익 감소 폭에 맞춰 배당 규모를 줄이면서도 주주환원 기조는 이어간 셈이다.

삼성카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카드 당기순이익은 6459억원으로 전년(6646억원) 대비 2.8%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40%대 중반으로 확대했다. 신한카드도 순이익이 약 17% 줄어들며 배당액을 2384억원으로 16.7% 감액했으나 배당성향은 약 50%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카드업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현대카드는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185억원에서 3503억원으로 약 10% 증가하며 업계 3위에 올랐지만 배당은 크게 줄였다. 배당금은 483억원으로 감소했고 배당성향도 48.5%에서 30.3%로 18.2%포인트 하락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축소한 것은 자본 여력 확보와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선택이 향후 카드업계 배당 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국면에서 과거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배당 확대보다 자본 적정성 관리와 손실 흡수 능력 확보를 우선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카드사별 배당 정책이 엇갈린 배경에는 조달 구조와 건전성 부담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기반이 없어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금리 변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구조적인 수익성 압박까지 겹치며 보수적인 재무 운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카드사 배당 정책이 과거보다 신중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내부 경쟁력 강화와 자본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배당 중심의 경영 기조가 점차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업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단기간에 배당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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