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채택한 낡은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사업 발주 방식이 정부 정책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사 규모를 300억 원 이상 대형 통합 방식으로 묶어 발주하는 바람에 지역 중소 건설사의 참여 기회를 제한하고 입찰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LH 공공건설 발주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150억 원 미만 공사까지 지역 제한 경쟁 입찰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 건설업체에게 수주 기회를 늘리고 지방 건설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사 규모가 300억 원 이상으로 커질 경우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PQ) 기준이 높아져 실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 수가 제한된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전국 단위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수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입찰 경쟁이 제한될 경우 담합 우려도 커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낙찰률과 투찰 패턴, 참여 업체 수 등을 분석하는 입찰 담합 징후 분석 시스템(BRIAS)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업체가 적은 공사에서 낙찰률이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 담합 가능성이 있다.
또 직접시공 제도의 실효성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에서 원도급사의 직접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가 낙찰을 받은 뒤 실제 시공은 지역 중소업체에 하도급 형태로 맡기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직접시공 제도의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공공공사 발주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300억 원 규모 공사의 분할 발주 확대 △입찰 담합 방지 제도 강화 △낙찰 업체 직접시공 실태 점검을 요구했다.
특히 공사를 150억 원 미만 공구로 나눠 지역 제한 입찰을 확대하면 경쟁을 활성화하고 지역 중소 건설사의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에서도 공공공사의 발주 구조가 지역 건설 생태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실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는 전국 단위 대형 건설사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공사 분할 발주가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경우 관련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공식 심사를 받게 된다.
LH가 정부의 지역 업체 참여 확대 정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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