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 주택 거래에서 대출 의존도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집값 대비 대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면서 현금이나 기존 자산을 활용한 매수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난다.
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의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지난 2월 40.8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 52.36%에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채권최고액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설정하는 근저당권 상한 금액으로 통상 실제 대출금의 약 110~130% 수준에서 정해진다.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주택 매수 과정에서 활용되는 대출 규모가 집값 대비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권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같은 기간 45.9%에서 26.7%로 약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성동구 역시 52.8%에서 39.6%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노원구는 57.4%에서 54.3%로, 도봉구는 60.1%에서 56.5%로 각각 3.1%포인트, 3.6%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강남권과 중저가 주택이 많은 외곽 지역 간 대출 의존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며 추가적인 대출 규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15억원 미만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이상 25억원 미만 주택은 4억원, 25억원 이상 주택은 2억원까지 대출이 제한된다.
실제 거래 가격 구조도 지역별 차이를 보여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995건 가운데 78.2%(778건)가 15억원 이상이었다. 성동구 역시 같은 기간 거래된 646건 중 절반이 넘는 51.2%가 15억원 이상 가격대에서 거래됐다.
반면 같은 기간 노원구는 2187건의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상 거래가 1건에 그쳤고, 도봉구와 강북구는 한 건도 없었다.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대출 규제 영향이 크게 작용하면서 대출을 활용한 매수 여지가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거래 구조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은 데다 정부도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 대출 규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강남권처럼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 중심의 거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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