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리더에게 듣는다] 주형환 전 장관 "복합 위기 시대, 열쇠는 AI 적응"

  • 기재부 차관·산업부 장관·저고사위 부위원장 지낸 경제관료

  • 산업장관 재임 당시 수출 플러스 전환 "현장 애로 해소 주효"

  • "중동 상황, 최선 희망하되 최악 대비해야…여파 당분간 지속"

ABC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임규진 아주경제 사장과 인터뷰 하는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사진아주ABC
ABC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임규진 아주경제 사장과 인터뷰 하는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사진=아주ABC]

인공지능(AI) 대전환, 인구 구조 변화, 기후변화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수십년간 대한민국 경제 정책 최전선에서 국가 전략을 설계해 온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러한 복합 전환 시대에서 ‘AI 시대에 대한 적응’이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C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산업부 장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 등을 역임한 주 전 장관과 함께 전환기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흙수저 출신 경제관료’라는 평가가 있다. 그동안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원칙은?

“첫째는 내가 사는 세상보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삶의 질과 삶의 기회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어떤 자리에 있든 ‘지금 이 자리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던져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자세였는데, 돌이켜보면 상고 출신 흙수저로서의 절박함도 작용했던 것 같다.”

공직 생활 중 경제 정책이 가장 크게 변화했다고 느낀 지점은?

“민간의 역할이 훨씬 커졌고 정치의 영향도 확대됐다. 과거에는 정부가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과 제도로 이끌었다면, 이제는 정부가 돕거나 함께 가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민간과 정치가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장기적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경제 정책과 제도가 정권 성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실력이다. 자신의 분야를 정확히 파악해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이해관계자를 조율한 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을 만들어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능력이다. 전문성과 창의성, 균형 감각, 추진력이 핵심이라고 본다.”

산업부 장관 재임 당시 2년 넘게 이어지던 수출 감소를 플러스로 전환시켰다. 당시 어떤 판단이 있었나.

“수출 기업들이 겪는 현장 애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현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애로를 즉각 해소한 점이 중요했다. 동시에 수출 상품과 주체, 방식의 구조적 변화를 추진했다.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방산, 소비재 등을 육성해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시장도 중동·동남아·남미 등으로 확대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중소기업까지 확장하는 데도 주력했다.”

향후 대한민국 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기업들이 주력 분야를 압축해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중화학공업 이후 50여 년간 이어진 재벌 중심의 문어발식 확장에서 벗어나 기업 집단의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기업과 협력하는 엔비디아와 같은 모델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인구 구조 변화가 큰 국가 위기로 지적된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출산율 반전의 계기는 마련된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일·가정 양립, 양육 부담 완화, 주거 부담 완화 정책과 함께 사회 인식 개선 정책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이민 정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인구 문제는 중장기적 시야에서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중동 전쟁의 전망과 향후 대책은?

“제 좌우명 중 하나가 ‘최선을 희망하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하더라도 그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쟁 이전에는 국제 유가가 70달러대에서 유지됐지만, 시장이 안정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안보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향후 대한민국이 맞이할 가장 큰 도전은?

“AI 대전환, 인구 구조 변화, 기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위기 상황에서 결국 이를 풀어낼 핵심은 AI라고 본다.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대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갈 것인지가 가장 큰 도전이다. AI·로봇과 함께 일하는 시대에 맞춰 노동시장 제도를 개편해야 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업무가 AI로 대체되는 만큼 창의적·비판적·통합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젊은 세대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는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20세기 빈곤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 50년간 발전한 산업 구조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이에 맞춰 사회 복지 시스템도 개선한다면 다음 세대는 더 많은 기회와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 리더에게 듣는다]는 상반기 중 케이블TV 개국을 앞둔 ABC(AI Business Channel)의 연중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의 주요 이슈를 저명 인사와 전문가를 통해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주형환 인터뷰 QR코드
주형환 인터뷰 QR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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