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전 발 묶은 스페인…기지 이어 영공까지 불허

사진미 공군 엘 파이스 캡처
[사진=미 공군. 엘 파이스 캡처]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제동을 걸어온 스페인이 이번에는 이란전 관련 미군 군용기의 자국 영공 사용까지 막았다.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 사용 불허에 이어 전쟁 관련 영공 사용까지 제한하면서, 미국과 스페인 사이의 안보 갈등이 더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31일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이란 전쟁과 관련된 행동을 위해 군사기지 사용도, 영공 사용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전쟁 초기부터 이런 입장을 미군 측에 전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스페인 영토 내에서 이착륙하는 미군기뿐 아니라 영국·프랑스 등 제3국에서 출격해 스페인 상공을 경유하려는 미군기까지 겨냥한다. 다만 비상 상황에서의 착륙이나 영공 통과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이번 조치로 미국이 중동 작전 비행 경로와 물류 계획을 일부 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결정을 국제법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카를로스 쿠에르포 경제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일방적으로 시작됐고 국제법에 어긋난 전쟁에 참여하거나 기여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불법적이고 무모하다고 비판해왔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유럽이 공격받으면 미국이 방어하지만, 정작 미국이 필요할 때 기지 사용권을 거부한다면 좋은 협정이 아니다”라며 나토 동맹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작전이 끝나면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스페인의 공동기지 사용 불허 방침을 두고 대스페인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실무 차질도 일부 확인된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미국은 애초 모론 기지에 B-52와 B-1 폭격기를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스페인 반대로 이를 접었고, 대체 거점으로 영국 페어퍼드 기지를 활용했다. 또 로타·모론에 있던 공중급유기 일부도 프랑스와 독일 쪽으로 옮겨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별도 논평을 내지 않고 국가별 사안이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다른 유럽 국가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A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다수 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미 안보 협력 필요성이 여전히 큰 만큼 스페인처럼 공개적으로 선을 긋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