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2주 휴전] 美·이란, 첫 협상 앞두고 신경전…호르무즈·레바논 두고 충돌

  • 이스라엘, 헤즈볼라 공습 지속…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위협

  • 트럼프 "합의 미이행 시 사격" vs 이란 "영공 침입 등 합의 위반" 주장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도시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이행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했다.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양측 간 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이란을 향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다. 그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있고 우리는 휴전 중"이라며 "솔직히 말해 그들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휴전이자 협상이라는 것을 매우 명확히 하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제공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공하는 것은 해협이 재개방되리라는 것이다. 만약 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란이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우리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측 '합의 위반' 주장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엑스(옛 트위터)에 레바논 공격, 이란 일부 영공 드론 침입,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인 등을 언급하며 "휴전과 협상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말이 안 돼서 그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란은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도 이스라엘도 그것(레바논)이 휴전 협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더 크고 강력한 방식으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레바논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에 대한 침략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침략자들에게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부 장관도 엑스를 통해 미국이 "휴전 또는 이스라엘을 통한 계속된 전쟁"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수용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지만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112명이 사망하고 837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에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응해 북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휴전 조건인 해협 개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재차 폐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CNN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이후 해협을 통한 '모든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 유조선 통항은 재개되지 않았으며 일부 건화물선만 제한적으로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기뢰 위험을 이유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혁명수비대 승인과 지정 항로 이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공방은 협상 결렬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미국과 이란이 11일 파키스탄에서 만나 휴전 세부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도 협상 동력 유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군사 행동을 일정 부분 자제할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협상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전화로 회담하면서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을 협상의 기초로 삼기로 한 합의가 지켜지고 미국 측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전쟁의 완전한 종식과 역내 안정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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