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위기관리연습(CMX)'은 단순한 예행연습이 아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대한민국과 미국은 매년 방어적 성격의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와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각각 2주간 실시한다.
 
북한의 기습공격과 전면전을 가정해 한미동맹의 연합작전계획을 숙달·검증하는 것이 목표인데, 데프콘(DEFCON)으로 불리는 방어준비태세 변경과 작전태세를 숙달하고 이어서 반격 등 차후작전 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한미연습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와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규모 워게임으로 진행한다. 준비된 시나리오에 맞도록 컴퓨터에 각종 데이터를 입력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장상황이 변화하면 또다시 참모 판단과 지휘관 결심을 통해 새로운 전투력 데이터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연합연습이 종료되면 어느 쪽이 승리했느냐 또는 한미연합군이 어디까지 진출했느냐 등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실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 국면은 따로 있다.
 
바로 본연습에 앞서 진행되는 위기관리 연습(CMX·Crisis Management Exercise)이다.

위기관리 연습은 국가안보상 직면한 위기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숙달하는 것인데, 전쟁상태로 악화되지 않도록 ‘위기완화’ 및 ‘전쟁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위기관리의 성공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랜 연습 관행과 익숙해진 시나리오 때문에 위기관리 연습을 단순한 ‘몸풀기’ 예행연습으로 인식하고 이후 전쟁개시로 이어지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는 매우 염려스럽다. 합참 이외 국방부와 정부기관은 참여도 하지 않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이후 또다시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란이 위기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공격작전에 참여한 미군병력이 무려 약 5만명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개시 하루 전 작전을 승인했지만 이란은 미군의 공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국가는 전쟁개시 이전 위기관리를 통한 억제에 성공하기 위하여 국가역량 즉 외교(Diplomacy), 정보(Information), 군사(Military) 및 경제(Economics)를 상징하는 DIME 능력을 최고수준으로 발휘해야만 한다.
 
외교를 통해 우리에게 우호적인 국제여론을 형성하고, 정보를 통해 북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거나 혼란을 유도하고, 군사적으로는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무력시위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의지를 위축시키고, 경제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지속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상대국의 일방적인 전쟁 시도는 국가와 체제의 종말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공포감을 갖도록 압박해야 할 것이다.
 
핵무기와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개발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현실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위기관리 연습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과 마인드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첫째, 위기관리 연습 시 군 스스로 엄중함을 가져야 한다. 형식적으로 지나가는 워밍업 수준의 절차로만 인식하는 것은 매우 안이하고 위험하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되 위기완화를 위한 노력의 통합을 고민하고, 숙달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위기관리 연습은 우리 군에게 주어진 기회의 공간이다.
 
둘째, 위기관리 연습 시 정부와 사회의 여러 기능이 통합되어야 한다. DIME 요소가 알려주는 것처럼 군사적 요인은 그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군인들만의 연습이 된다면 불량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기관리 연습은 대통령부터 모든 정부부처가 함께하는 국력의 총합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참여하는 하반기 UFS연습 역시 위기관리 단계부터 정부가 함께하는 게 필수적이다.
 
셋째, 위기관리 연습 시 한미연합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집중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억제를 위해 활용되는 국력(DIME)을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이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본연습 시 한미연합 공보작전 즉 실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었는데, 최고지휘관들의 상대적 무관심 및 예산 부족 등 이유로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위기관리가 왜 중요한지 추가 설명이 필요없어 보인다. 대한민국은 1953년 휴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위기’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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