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칼럼] 印韓 관계의 새로운 도약…외교·경제·사회로 이어지는 전략적 파트너십

  • 라지브 쿠마르 한–인도 포럼(India–Korea Forum)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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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아직 충분히 발현되지 않은 인도–한국 관계의 전략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였다. 이러한 잠재력이 현실화된다면, 양국 관계는 21세기를 대표하는 핵심 국제 파트너십 중 하나로 부상할 수 있으며, 양국을 넘어 지역 안정과 글로벌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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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전략적 비전의 수렴 

이번 정상회담은 인도가 한국의 자연스러운 전략적 파트너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과 외교적 메시지는 경제안보, 공급망 안정성, 글로벌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동의 책임 등 외교 정책 전반에서 점차 강화되고 있는 전략적 정렬(alignment)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수렴은 정부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도 한국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인도 주요 정책 및 언론 담론에서는,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과 미·중 경쟁 심화와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도–한국 관계가 점진적 접근을 넘어 보다 대담하고 구조화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자유롭고 포용적인 규범 기반 질서를 유지하려는 주요 강대국들의 의지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인도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모디 총리 역시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 시장경제, 개방성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러한 전략적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이는 특정 강대국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중견국들이 보다 균형 있고 협력적인 방식으로 국제질서를 형성해 나가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모멘텀의 형성과 전략적 기회 경제적 측면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질적인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양국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 인도–한국 비즈니스 포럼은 형식적인 행사를 넘어,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한 열기와 기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인도–한국 경제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행사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나타난 폭발적인 반응은 인도 기업들이 단순한 관심을 넘어 한국과의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양국 경제 관계가 보다 역동적인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조적으로 볼 때, 인도는 14억 인구,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독보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인도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으며, 제조업 육성 정책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한국에게도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자동차, 전자 등 전통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콘텐츠 산업, 디지털 인프라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제 인도–한국 경제 협력은 단순한 상호 보완을 넘어 점차 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협력이 효과적으로 추진된다면, 한국은 경제적 입지를 다변화할 수 있고, 인도는 산업 고도화를 가속화할 수 있어,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윈-윈(win-win)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사회: 사람과 문화가 만드는 연결의 힘 인도–한국 관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회적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류(Hallyu)를 중심으로 한 한국 문화의 확산은 인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양국 간 문화적 거리감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현상이다. 현대 인도 역사상 특정 국가의 문화가 이처럼 깊고 광범위하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인도 사회 전반에 스며들며, 특히 젊은 세대의 인식과 가치관, 문화적 취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김혜경 여사가 뉴델리에서 열린 K-팝 행사에 참석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장의 뜨거운 반응은 단순한 호응을 넘어, 한국에 대한 감정적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많은 인도 청년들에게 한국은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가까운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공식 행사뿐만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싼 대중적 반응 역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인도 전역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SNS를 통한 다양한 참여와 축하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이는 정상회담이 외교적 이벤트를 넘어 ‘사람 중심의 행사’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기반은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외교와 경제 관계는 변화할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양국 관계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결론: 전환적 파트너십을 향하여 

이번 정상회담이 주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현재 인도 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외교,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며, 이 세 가지 차원이 동시에 정렬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러나 진정한 과제는 이제부터다. 이러한 모멘텀을 지속 가능한 정책 협력과 제도적 기반, 그리고 장기적 전략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인도–한국 파트너십은 21세기 중견국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경제 성장과 전략적 자율성, 그리고 사회적 연결을 동시에 강화하는 협력 모델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파트너십은 양국의 국가적 이익을 넘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발전과 번영을 창출하며,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될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라지브 쿠마르 필진 주요 이력
▷한–인도 포럼(India–Korea Forum) 회장 ▷인도 델리대학교 학사​ ▷성균관대학교 석사·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 ▷ 전 하와이대학교 동서문화센터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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