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이 단계적 협상안과 별도의 절충안을 동시에 제시하며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핵 문제를 둘러싼 양측 입장 차와 내부 이견으로 협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내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 보장과 호르무즈 해협 해상 협력, 이후 핵 프로그램 논의를 포함한 3단계 협상안을 중재국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해당 틀을 수용할 경우 협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상안은 단계별 의제 분리가 핵심이다. 1단계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중단과 함께 이란 및 레바논에 대한 재공격 금지 보장을 요구하고 다른 의제는 논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단계 합의가 이뤄질 경우 2단계로 넘어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문제가 논의되며, 오만과 협력해 새로운 법적 체제 구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에서는 핵 프로그램이 의제로 올라오지만, 이는 앞선 단계 합의가 전제돼야만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별도로 이란은 절충안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 행정부 관계자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이후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방안을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안은 이란의 해협 통제와 미국의 해상 봉쇄 문제를 우선 해소한 뒤, 장기 휴전 또는 종전 합의를 도출하고 이후 핵 협상으로 이어가자는 구상이다.
악시오스는 이를 두고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는 동시에 핵 문제를 둘러싼 이란 내부 반발을 우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 지도부는 협상 접근 방식을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 간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강경파는 핵 문제를 협상 의제로 올리는 데 강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국들에 "미국의 농축 우라늄 관련 요구 사항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이란 지도부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언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미국이 이러한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해상 봉쇄는 향후 핵 협상에서 이란을 압박할 핵심 수단으로, 이를 먼저 해제할 경우 협상 지렛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최소 1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과 기존 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협상 조건을 유지한 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람들(미국 협상 대표단)을 18시간이나 여행하게 해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종전) 합의에 무엇이 포함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복귀해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 등을 면담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번 방문이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의 종전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 측에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법적 체제 구축과 전쟁 피해 배상, 재침략 금지 보장,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논의는 최근의 군사적 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조건들에 집중되어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러시아에 도착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 이란 전쟁과 관련해 외교전을 펼칠계획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국가안보·외교정책 참모들과 상황실 회의를 열고 협상 교착 국면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행정부 관계자들이 악시오스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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