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피지컬 AI, 공장·전장서 현실화…완전 자율 제조로 간다"

  • 戰場으로 넓히는 피지컬 AI 영토... "'AI 참모'가 작전 지휘"

  • 산업용 AI의 '죽음의 계곡', 범용 OS '런웨이'로 돌파

  • 'K-제조 레퍼런스' 앞세워 글로벌 공략... "2027년 BEP 달성 자신"

윤성호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



"원자재 조달부터 설계, 생산, 품질,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자율화하는 '완전 자율 제조'가 마키나락스가 그리는 미래다."

28일 서울 강남구 마키나락스 본사에서 만난 윤성호 대표는 산업용 AI의 방향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완전 자율 제조'는 AI가 물리 환경에서 직접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에 확장된 형태다. 최근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피지컬 AI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마키나락스는 실제 현장 적용 사례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피지컬 AI라고 하면 흔히 휴머노이드나 자율주행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이미 공장과 산업 현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설비를 지능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제조와 국방이 가장 먼저 현실화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마키나락스는 자동차·반도체·국방 등 고성능·고신뢰·고보안이 요구되는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AI 기반 설계 및 최적화'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중 특허 보유 수 2위를 기록하는 등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하며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 올해 'AI IPO' 흐름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戰場으로 넓히는 피지컬 AI 영토... "'AI 참모'가 작전 지휘"

마키나락스가 그리는 자율 제조의 또 다른 축은 국방이다. 제조와 마찬가지로 물리 환경에서 AI가 직접 작동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다. 윤 대표는 "국방은 잘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이미 정비 효율 개선 등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고, 앞으로는 전장에서 작전 판단을 돕는 'AI 참모' 역할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드론과 같은 저가형 무기체계가 확산되면서, 하드웨어 자체보다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고 운용하느냐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어떤 AI가 탑재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되느냐에 따라 전력의 차이가 벌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가 전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펜스 AI OS(가칭)'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장 적용 사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산업용 AI의 '죽음의 계곡', 범용 OS '런웨이'로 돌파

다만 산업 현장에서의 AI 도입은 여전히 '죽음의 계곡(기술 검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지 못하는 단계)'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실제 물리 환경에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AI 성능은 7개월마다 두 배씩 향상되고 있지만, 공장이나 전투 현장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는 여전히 적용이 쉽지 않다"고 짚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간극이 산업용 AI 확산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키나락스는 피지컬 AI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 집중해왔다. 지금까지 6000개 이상의 AI 모델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AI 운영체제(OS) '런웨이(Runway)'다. 스마트폰의 iOS나 안드로이드처럼 다양한 설비와 환경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플랫폼으로, 그 위에 산업별 AI 애플리케이션을 얹는 구조다.

이 구조는 사업 모델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1년 이상이 소요됐지만, 현재는 OS 기반 구조를 통해 구축 기간을 1~6개월 수준까지 줄였다. 윤 대표는 "용역 중심이 아니라 반복 매출이 가능한 플랫폼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며 "재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수록 수익성 역시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와 국방 현장에서 가장 민감한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 없는 원칙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 분야는 60~70% 수준의 정확도로는 의미가 없고, 99%에 가까운 정밀도와 신뢰성이 요구된다"며 "기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AI가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런웨이는 폐쇄망 환경에서도 구동 가능한 구조를 기반으로 이러한 '미션 크리티컬'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K-제조 레퍼런스' 앞세워 글로벌 공략... "2027년 BEP 달성 자신"

글로벌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일본 진출 1년 만에 주요 제조 기업들과 4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유럽에서는 독일 쿠카 로보틱스 자회사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자동차·배터리·반도체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과 쌓은 레퍼런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신뢰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들도 이미 검증된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해 도입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은 제조업 규모가 크지만 AI 활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으로, 향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 역시 AI 활용 기업 확대와 인재 육성을 추진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마키나락스는 현지 주요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선점에 투입된다. 공장 전체를 AI가 자율 운영하는 '다크 팩토리 OS(가칭)'는 그가 제시한 '완전 자율 제조'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관련 연구개발(R&D)은 물론 북미·일본 등 글로벌 거점 확대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수익성 확보 시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윤 대표는 "AI OS 기반 확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7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하다"며 "현재의 성장세와 시장 수요를 고려할 때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피지컬 AI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흐름"이라며 "공장부터 전장까지 실제 환경에서 동작하는 AI를 통해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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