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이란 협상 교착 속 물밑 접촉 지속…미, 대이란 경제 압박 확대

  • 이란 "핵 문제 후순위로"…미국은 핵무기 저지 등 핵심 '레드라인' 유지

  • 협상 교착 속 대이란 경제 압박도 강화…"이란 항공사와 거래 시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밑 협상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며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 하는 양상이다.

CNN은 27일(현지시간) 중재 과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파키스탄에서 2차 대면 협상을 열지는 않았지만 물밑 협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논의는 단계적 접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 제한이나 통행료 없이 재개방하는 방안이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는 이후 단계에서 논의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상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프로그램 논의 보류를 조건으로 한 이란의 협상 제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문제를 모든 합의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사안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이란이 말하는 '해협 개방'이라는 것이, '그래, 해협은 열려 있다. 하지만 이란과 협의하고, 우리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통행료도 내라'는 식이라면 그건 해협 개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라면서 "이란이 누가 국제 수로를 이용할 수 있는지, 이용하기 위해 얼마를 내야 하는지 결정하는 체제를 일상화하는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란은 핵무기를 통해 전 세계를 위협하려 한다. 현재 석유를 가지고 하듯이, 전 세계를 인질로 잡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하려 한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은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제재 대상인 이란 항공사와 거래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위험을 수반한다"며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해당 항공기에 제트 연료 공급, 기내식 제공, 착륙료 지급, 정비 등 어떤 형태로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무부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을 유지할 것이며, 이란 관련 거래를 돕거나 수행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상 봉쇄를 통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국은 해상 봉쇄 개시 이후 선박 37척을 다른 경로로 우회시켰다. 이로 인해 이란의 원유 저장 여력은 12~22일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며, 원자재 분석업체 케이플러는 이란이 5월 중순까지 하루 최대 150만 배럴의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란 내부에서도 협상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러시아 베스티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분명히 세계 최고의 강대국과 맞서 싸우고 있으며, 그들은 명백히 아무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가 협상을 요구하는 것이고, 우리는 지금 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 내부에서는 협상단을 둘러싼 의구심을 불식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원 290명 가운데 261명이 대미 협상단을 지지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성명은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이란 협상단이 강경파 군부 압력에 결정권을 잃었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이에 대응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들 의원은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적은 전장, 거리, 외교의 전선에서 체제 당국자들과 국민 사이의 갈등을 조성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국민의 대표인 의회는 협상단, 특히 협상단의 수장으로서 적에 맞선 새로운 전투의 장에 발을 들인 의회 의장(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을 신뢰하며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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