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첫 한국인 심사위원장…시대 맞는 움직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사진연합 AFP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 [사진=연합 AFP]
박찬욱 감독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소감과 함께 심사 기준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은 50년이나 100년 동안 남을 작품들에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작품이 국적과 장르, 정치적 이념 같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영화 자체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영화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돼서는 안 되며 그 이유만으로 우대받아서도 안 된다"며 "영화 제작자들은 정치적 주제에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지만 결국 영화의 예술적 성취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데 대한 소회도 전했다. 

박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처음으로 한국인이 심사위원장이 됐구나 하는 감회를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 영화가 예전에 영화의 변방 국가처럼 취급되던 긴 세월이 있었는데 그 시대에도 한국에는 훌륭한 감독들과 배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도 세계 영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런 시대에 맞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옛날 선배들, 정말 뛰어났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배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감독은 자신의 국적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능한 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할 계획"이라며 "심사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영화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시대에 어떤 영화가 중요한지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하는 셈인 만큼 훗날 역사가 이런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 '박쥐', '헤어질 결심' 등으로 칸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한편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는 12일 개막한다. 올해 한국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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