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감사까지 AI 맡긴다...남동발전, 50억 원대 AI 체계 구축

  • 남동발전, 현장 중심 디지털 실험...계약·회계 자동화로 행정 다이어트

  • 전자결재 문서 4.7TB 분석 체계 구축

사진남동발전AI혁신단 AI융합부
[사진=남동발전AI혁신단 AI융합부]
 

한국남동발전이 사내 전자결재 문서 수 테라바이트(TB) 규모를 AI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계약·감사·회계·안전 분야 반복 업무를 AI가 지원하도록 설계한 사업이다. 공기업 내부 행정과 현장 운영 방식을 데이터 기반 구조로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발전 공기업의 디지털 전환 실험으로 평가된다.

남동발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단계별로 진행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현재 공개된 사업 규모만 50억원대에 이른다.

남동발전은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억2000만원을 들여 ‘코엔형 AI Assistant 시스템 개발’을 진행했다. 사내 업무자료 기반 질의응답 시스템과 안전·사규·매뉴얼 검색 기능, 폐쇄망 기반 내부 AI 활용 환경 구축이 주요 내용이다.

상용 AI를 병행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체계 구축에는 2억원이 배정됐다. 전자결재 문서 전처리와 추가 AI 기능 개발에는 8억9000만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에는 현재까지 축적된 전자결재 문서 4.7TB 전처리와 계약·감사·SAP·안전 분야 반복업무 지원 기능 개발이 포함됐다.

정승원 남동발전 AI혁신단 AI융합부 차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향후 전사 업무에 AI를 단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성격의 중장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남동발전은 오는 6월부터 2027년 2월까지 GPU·스토리지 증설과 데이터레이크 기반 업무데이터 연계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은 38억원 규모로 현재 계약 공고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의 기반은 사내 문서 데이터 정비다. 남동발전은 현재까지 축적된 전자결재 문서 4.7TB를 AI가 검색·분석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고, 앞으로 생산되는 문서는 자동 전처리 체계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발전 공기업 내부에 흩어진 결재·규정·감사 자료를 AI 검색 체계 안으로 묶는 작업에 가깝다. 실제 구축 대상에는 계약 절차 안내 AI, 감사 사례 검색 AI, SAP 자동 전표 입력 AI 등이 포함됐다.

정 차장은 “현재 개발 중인 AI는 직원들의 반복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계약 절차나 감사 사례 검색, 전표 입력 같은 자료 탐색과 반복 입력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하루 평균 30분 수준의 업무시간 절감을 목표로 잡았고, 올해는 이를 1시간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다만 실효성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계약·감사·회계 분야는 규정 해석과 책임 판단 비중이 크다. AI가 자료 검색과 위험 징후 탐색을 지원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결국 담당자가 맡게 된다.

남동발전 역시 AI를 ‘최종 의사결정자’가 아닌 보조 도구로 규정했다. 감사·회계 업무는 기존 내부 통제 절차와 연계해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정 차장은 “AI가 관련 자료를 빠르게 찾아주고 위험 징후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최종 판단과 조치는 담당자와 해당 부서 검토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고 밝혔다.

내부 문서를 AI 체계에 연결하는 만큼 정보 유출 우려도 뒤따른다. 남동발전은 폐쇄망 기반 로컬 AI 모델을 사용하고, 내부 업무망과 외부 생성형 AI 네트워크를 분리 운영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는 비식별화와 마스킹 처리 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 차장은 “AI가 활용 가능한 문서와 제한 문서를 구분해 접근 권한을 통제하고 있다”며 “외부 생성형 AI가 아니라 내부 로컬 AI 모델을 활용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I 적용 분야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된 것은 ‘안전 전용 챗봇’이다. 산업안전보건법과 KOSHA 가이드, 사내 안전 규정을 현장 직원이 즉시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현장 스마트 작업현황판과 연계해 작업 전 안전수칙 확인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 차장은 “현장에서는 작업 전 위험요인 확인과 안전 기준 검토가 반복적으로 필요한데 자료가 여러 문서에 흩어져 있어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 작업자나 미숙련자에게는 필요한 안전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수단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안전 전용 챗봇은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운영 기간이 짧다. 남동발전은 지난 14일 시스템을 공개한 뒤 활용 데이터를 축적하는 단계라며 운영 결과를 평가할 만한 충분한 통계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사고 예방 효과와 현장 활용 빈도, 응답 정확도 같은 실질적 성과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 신입 작업자와 미숙련 인력의 안전 대응 속도 개선 여부도 검증 지점으로 남는다.

조영혁 한국남동발전 사장 직무대행은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 디지털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