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장재훈 부회장 직속의 사업기획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계열사별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로봇은 현대차, 전동화 부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방산 경쟁력은 현대로템에 몰아주는 게 핵심이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기업 변신을 위해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램프와 범퍼 사업부를 매각한다. 램프 사업부 매각은 연내 완료가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올 1월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와 램프 사업부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OP모빌리티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현대모비스 램프사업 지분 과반수 인수를 2026년 말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범퍼 사업부 매각도 탄력이 붙었다. 멕시코·브라질·중국·미국·슬로바키아 등 소재 해외 공장 5곳이 매각 대상이며 약 4000억원 선에서 가격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매각 주관사인 UBS가 진행한 본입찰에는 OP모빌리티와 서연이화, 에코플라스틱 등이 참여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와 범퍼 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동화 등 미래차 핵심 부품 기술 개발과 해당 사업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로템과 현대위아는 지상 방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구조화가 한창이다. 현대위아의 방산 사업 부문을 현대로템과 통합하는 절차가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 작업을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증권 업계가 추산하는 기업가치는 4000억원 선이며 현대위아는 확보한 자금을 모빌리티 부품과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재투자한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현대위아에서 자주포를 납품받아 조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K2 전차에 탑재되는 무장조립체계를 일원화할 수 있게 된다. 제품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생산 원스톱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사업 재구조화는 AI·로봇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최근 핵심 로봇 개발 조직인 로보틱스랩을 기존 연구개발(R&D) 본부에서 첨단차플랫폼(AVP) 본부 산하로 전격 이관했다. 로봇 기술을 차량 자율주행에 이식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제조솔루션본부 산하에는 로봇 제조 전담 조직인 '로봇제조솔루션전략팀'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글로벌 각 국에 구축한 스마트팩토리에 차세대 휴머노이드 투입을 준비하기 위한 전초 작업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시작으로 제조 현장에 아틀라스를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 상업화 단계에 착수했다. 기존 유압식 구형 모델에서 벗어나 100% 전기 구동식 차세대 버전의 아틀라스 양산 체제를 구축해 2028년부터 HMGMA에 2만5000대를 순차 투입하고 2029년부터 글로벌 기업에 시판할 계획이다. 양산 시점에 맞춰 기업공개(IPO)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로봇과 피지컬 AI는 현대차그룹 진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2030년까지 총 투자금(125조2000억원) 중 40%인 50조5000억원을 AI·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 배정했다. 이는 로봇과 AI 자율주행에서 가장 공격적인 테슬라의 AI 투자 규모(약 13조5000억원)를 크게 웃돈다. 다만 급격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기존 사업과 신사업 조직 간의 박탈감, 직원 배재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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