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은 대화 유도, 중노위원장 중재…위기 넘긴 노정관계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가 극적인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노동 당국의 역할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양측의 대화를 촉진하고,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노사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 긴급조정권 발동이 현실화될 경우 노정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만큼 최악의 위기를 넘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삼성전자 노사 교섭 조정에 나섰다. 같은 날 오전에 중노위의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되면서 초유의 삼성전자 총파업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김 장관이 직접 노사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고, 결국 잠정합의안까지 도출했다.

1차 사후조정 결렬 당시 사후조정 재개를 성사시킨 것도 김 장관이다. 지난 11~13일 중노위에서 진행된 1차 사후조정 당시 노조 측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15~16일 노사를 직접 만나 대화 재개를 설득했는데, 협상 결렬을 선언한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는 과거 자신의 노동운동 경험을 언급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두 차례의 사후조정 과정에서 정부세종청사에 머무르면서 노사 양측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 박수근 위원장은 2차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노사의 의견 대립이 많았지만 (김영훈) 장관이 도와주고 여러 사람이 많이 도와 접근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후조정 결렬 후에는 노사와 접촉해 재교섭을 성사시켰다. 이를 중재하기 위해 경기고용노동청으로 이동하던 김 장관은 자신의 SNS에 '희망은 절망 속에 피는 꽃. 끝나야 끝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김 장관은 6시간여에 걸친 교섭을 중재하면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고, 파업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냈다.

김 장관이 물밑에서 노사의 협상을 지원했다면 박 위원장은 직접 조정위원으로 나서 노사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 박 위원장은 3일에 걸친 마라톤 회의에서 여러 검토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노사 양측이 상당 부분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었고,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바탕이 됐다. 노사 잠정합의안 마련 이후 김영훈 장관은 "박 위원장이 간극을 많이 좁혀줬다"며 "남아있는 쟁점을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노동 당국의 이번 중재가 노정관계 경색을 막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영계에서는 우리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최후의 비상수단인 만큼 긴급조정권 발동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하던 상황에서 사실상 노정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중재로 이를 막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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