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만 총통부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유럽상무협회(ECCT) 주최 ‘2026 유럽의 날 만찬’에 참석했다. 그는 슈만 선언을 언급하며 “평화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대만해협 문제를 국제 안보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만이 군사적 압박 속에서도 책임 있게 현상 유지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더 이상 지역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함께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인도·태평양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데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안보 협력의 근거로 들었다. 라이 총통은 “반세기 전 석탄과 철강이 유럽 평화의 기반이었다면, 오늘날 반도체와 AI는 글로벌 번영과 민주 안보의 중추”라고 말했다. 첨단 반도체와 AI 서버 공급망에서 대만이 중심 역할을 하는 만큼, 대만의 안정이 산업 안보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경제 협력을 위한 제도 개선도 요청했다. 라이 총통은 “최근 10년간 대만의 EU 회원국 대상 투자가 650% 증가했다”며 “양자 투자협정 체결과 이중과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중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이 유럽과의 관계를 경제 협력에서 안보·공급망 협력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AI를 앞세워 대만해협 안정이 세계 경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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