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3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작지 않은 의미를 남길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울산·경남까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국민의힘은 경북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정치권에 보내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단순히 어느 정당의 승리와 패배로만 해석하는 것은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읽어내는 일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핵심은 변화에 대한 기대와 안정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치른 첫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은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정 운영 초기에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책 추진 동력을 부여하겠다는 의사가 표심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당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선거 승리는 면죄부가 아니다. 설령 최종 결과가 압승으로 확정되더라도 그것은 권력을 마음껏 행사하라는 허가장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을 지라는 국민의 명령에 가깝다.
한국 정치사는 선거 승리에 취했다가 국민의 심판을 받은 사례로 가득하다. 압도적 의석을 얻고도 오만과 독선에 빠져 실패한 정권도 있었고, 국민의 기대를 개혁보다 정쟁으로 허비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히 여당은 승리의 기쁨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얼마나 많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야당 역시 이번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지지 기반으로 여겨졌던 지역에서조차 접전 또는 열세가 나타난 이유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일이다. 민심은 언제나 정직하다.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면 그 이유는 상대방보다 자신에게서 먼저 찾아야 한다.
정치권 전체가 되새겨야 할 점도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고발, 네거티브 공세가 적지 않았다. 정작 지역 발전 전략과 미래 비전을 둘러싼 정책 경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선거는 원래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다. 누가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지, 누가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누가 더 나은 교육과 복지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지금부터라도 그런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
지방선거는 승자독식의 게임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 승자와 패자는 모두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공직자가 된다.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정치적 승리가 아니라 삶의 개선이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며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리다.
국민은 어느 정당도 영원히 지지하지 않는다. 잘하면 지지하고 못하면 심판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여당은 승리에 취하지 말고 더욱 겸손해야 하며, 야당은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가 정치권 전체에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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