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자의 장동혁과 송언석 이야기 | 진리·정의·자유] 정치 리더의 덕목과 선진정치, 민심이 천심이다

  • 송언석의 아름다운 퇴장, 보수 재건을 가로막는 장동혁의 버티기

정치의 본질은 권력이 아니다.
권력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위해서이고,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결국 민심의 역사다. 국민의 뜻을 거스른 권력은 오래가지 못했고, 국민의 경고를 무시한 정당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정치인은 승리할 때보다 패배할 때 더욱 빛났다.승리의 영광은 많은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지만 패배의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지도자의 품격은 권력을 얻을 때가 아니라 권력을 내려놓을 때 드러난다.


이번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은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서울을 지켜내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전국적인 흐름은 분명했다. 민심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했다. 국민은 보수 정당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면서도 지금의 모습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경고장을 보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의외로 송언석 원내대표였다.


그는 임기를 열흘 남겨둔 상황에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많은 사람들은 그가 굳이 지금 물러날 필요가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책임의 무게다.
 
송언석 국민의 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 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송언석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우리 당에도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짧은 말이지만 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말이었다.
국민이 변화하라고 명령했으면 지도부가 먼저 책임지는 것이 정치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


반면 장동혁 대표를 둘러싼 모습은 사뭇 다르다.당 안팎에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향후 거취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부족하다.


물론 장 대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선거 패배의 원인이 모두 대표 개인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당의 위기, 시대적 환경, 정책 실패, 인물 경쟁력, 조직력 등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장동혁 국민으 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으 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치 지도자는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다.공은 아래로 돌리고 책임은 위로 끌어안는 것이 지도자의 자세다.


영국 정치가 왜 선진정치의 모범으로 평가받는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당 대표가 먼저 책임을 진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독일도 그렇다. 미국도 다르지 않다.


정치는 책임의 예술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권력은 존재할 수 있지만 존경받는 지도자는 될 수 없다.


공자의 『논어』에는 "군자는 의를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
정치 지도자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아니라 정당의 미래다.


불교 경전 『법구경』에는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큰 승리자"라는 구절이 있다.
정치에서 자신을 이긴다는 것은 권력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성경 마태복음에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말이 있다.
권력을 움켜쥐려는 사람보다 국민을 위해 기꺼이 내려놓는 사람이 더 오래 기억된다.

노자의 『도덕경』 역시 말한다.
"물은 다투지 않기에 가장 높은 곳에 이른다."억지로 자리를 지키려 하기보다 스스로 물러날 때 오히려 더 큰 정치적 자산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역사는 그런 사례로 가득하다.
영국의 정치인들은 패배하면 책임지고 물러났고, 일본의 지도자들 역시 선거 패배 후 사퇴를 선택했다. 반대로 민심을 거스르며 자리를 지키려 했던 정치인들은 대부분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신뢰가 무너지면 권력도 무너진다.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과거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보수는 지금 위기다.그러나 위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위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국민의힘은 이미 여러 차례 혁신의 기회를 놓쳤다. 계파 갈등에 매몰됐고, 국민보다 당내 권력투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그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의 민심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수 재건은 사람 한 명을 바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노선도 바뀌어야 하고, 인물도 바뀌어야 하며, 정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의 출발점은 책임 정치다.책임지는 사람이 있을 때 국민은 다시 기회를 준다.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국민이 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국민은 잊지 않는다.

국민은 지켜보고 기억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이 말은 단순한 속담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하는 정치철학이다.

하늘의 뜻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국민의 뜻이 곧 하늘의 뜻이다.

지금 국민의힘 앞에 놓인 선택도 결국 하나다.민심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민심을 거스를 것인가.

송언석의 사의 표명은 그 자체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제 장동혁 대표 역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무엇이 자신을 위한 길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당을 위한 길인가.

무엇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선택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보수의 미래를 위한 선택인가.

정치인은 언젠가 모두 무대를 떠난다.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느냐가 아니다.어떤 모습으로 떠났느냐가 역사에 남는다.

민심이 천심이라면 정치인은 결국 그 천심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선진정치이며, 그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가 다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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