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에 나선다. 상장 당시 제시한 성장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증시에 입성한 뒤 실적 부진이 이어지거나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제도 보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코스닥시장 관련 세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기술특례 상장기업이 매출액 기준에 미달하거나 사업손실이 발생하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공시한 경우에만 관리종목 지정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일반 기업 대비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서 일정 부분 예외를 적용받아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술특례 상장사들의 저조한 실적 달성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표한 '추정실적 기반 공모가 산정실태 점검 및 향후대응'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 추정실적을 활용해 공모가를 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05곳이었다. 이 가운데 93곳(88.6%)이 기술·성장특례 상장사였다.
그러나 상장 당해연도 실적 추정치를 실제로 모두 달성한 기업은 6곳(5.7%)에 불과했다. 일부 지표만 충족한 기업은 16곳(15.2%)이었고,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모두 밑돈 기업은 83곳(79.1%)에 달했다.
거래소는 기술성장기업의 사업 방향 전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이 특례기간 중 사업목적 추가·변경에 따른 정관변경 결의 시 공시의무를 부과한다. 그리고 기술성장기업이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 추가·변경을 공시할 경우 이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포함하기로 했다. 상장 당시 인정받은 핵심 기술 및 사업과 무관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 거래소가 상장 유지 적정성을 점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기술특례 상장기업이 상장폐지 요건 적용이 유예되는 5년 동안 상장 심사 당시 평가받은 기술·사업과 무관한 분야로 주된 사업을 변경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정 변경안은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사업목적 '추가' 또한 거래소가 점검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특례 상장 기업들은 상장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로봇, 이차전지 등 시장 관심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신사업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기술특례 상장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 대신 테마성 신사업에 의존해 기업가치를 부양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거래소가 사업목적 변경을 실질심사 사유로 신설한 배경에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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