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반도체 가격 인상 가능성 시사…AI 비용 압박 커지나

TSMC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TSMC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반도체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생산 비용이 오른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면서 첨단 반도체 가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비용 증가를 초래했다”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가격을 ‘4배, 5배’ 수준으로 급격히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CFO는 TSMC가 기술 우위와 제조 역량 등 자사 가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 상승분 외에도 첨단 공정의 가치를 가격에 일부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다.
 
TSMC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설계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한다. TSMC의 가격 인상은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구축 비용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기기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TSMC는 최근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생산능력 확대 압박을 받고 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최근 주주총회에서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웨이 회장은 부품 비용 상승 속에 가격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메모리 업체들처럼 급격한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해외 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안에 확보하기 위해 TSMC의 현지 투자를 요구해왔다. TSMC의 미국 투자 규모는 총 1650억달러(약 252조원)에 달한다.
 
다만 황 CFO는 해외 공장 확대가 지정학적 압박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에 대만 밖에 생산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정부 요청에 따른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중심은 당분간 대만에 남을 전망이다. 황 CFO는 “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미국으로 옮기는 데 5년 또는 10년,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AI 거품론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AI를 장기적인 흐름으로 보고 있다”며 “엔비디아 같은 직접 고객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사)들과도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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