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AI금융시대=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AI 금융혁명, 삼성카드는 왜 모니모에 승부를 걸었나

금융산업의 역사는 플랫폼을 차지한 자의 역사다. 은행은 예금을 모아 플랫폼이 되었고, 카드사는 결제를 장악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AI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의 승부처는 다시 바뀌고 있다. 이제는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하며, 고객의 일상 속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은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기구,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를 거친 그는 전통적인 카드업 출신 CEO가 아니다. 오히려 금융과 기술, 플랫폼을 동시에 이해하는 전략가에 가깝다. 그가 취임 이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단어는 ‘Transformation’이다.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사업모델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가 있다. 김이태는 왜 모니모에 승부를 걸었을까. 그 질문 속에 삼성카드의 미래와 AI 금융의 방향이 함께 담겨 있다.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AI 시대 카드회사의 정의를 바꾸다


김이태 사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카드산업의 현실부터 봐야 한다. 카드산업은 지금 구조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결제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과거처럼 카드 발급만 늘린다고 성장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카드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플랫폼 기업의 하청 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김이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카드회사의 본질이 카드가 아니라 데이터라고 본다.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사고,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며,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는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곳이 카드사다. AI 시대에는 이 소비 데이터가 새로운 원유가 된다. AI는 데이터를 먹고 성장한다. 따라서 미래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점포 수나 회원 수가 아니라 데이터의 양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데이터전문기관, 마이데이터, 기업정보조회업 등 데이터 관련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다. AI 금융시대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이다. 김이태가 보는 미래는 카드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기업이다. 고객의 소비를 이해하고, AI를 통해 고객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기업이다.


그의 금융기업가정신은 여기서 드러난다. 남들이 카드 수익을 걱정할 때 그는 데이터의 미래를 본다. 남들이 결제를 이야기할 때 그는 플랫폼을 이야기한다. 카드업의 경계를 넘어 금융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다.


모니모는 삼성 금융의 미래를 건 플랫폼이다


김이태 체제의 핵심은 단연 모니모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는 단순한 금융앱이 아니다. 김이태에게 모니모는 삼성 금융의 미래이자 AI 금융혁명의 실험실이다.


그는 취임 이후 모니모 관련 조직을 본부급으로 격상시키고 전면적인 투자에 나섰다. 조직개편을 통해 모니모본부를 신설했고, 삼성카드 앱을 단계적으로 모니모로 통합하는 결단까지 내렸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모험이다. 수십 년 동안 운영해 온 자체 앱을 접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고객을 이동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이태는 금융의 미래가 통합 플랫폼에 있다고 판단했다. 고객은 카드와 보험, 증권과 은행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은 자신의 자산을 한 번에 관리하기를 원한다. 투자와 소비, 보험과 연금을 하나의 화면에서 해결하고 싶어 한다. AI 역시 통합된 데이터 위에서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


모니모의 진짜 목적도 여기에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카드 소비 데이터와 보험 데이터, 투자 데이터와 자산관리 데이터를 결합하면 고객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예측하고 제안할 수 있다.


최근 모니모는 AI와 스테이블코인, 초개인화 서비스를 접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이태는 이를 통해 단순 금융앱이 아니라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 결국 모니모는 삼성 금융의 슈퍼앱 전략이며, AI 금융혁명의 핵심 거점인 셈이다.


데이터에서 AI로, 김이태의 다음 승부수


AI 금융은 단순히 챗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정확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이태는 이를 위해 데이터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금융권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토스, G마켓, 번개장터, KTX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과 제휴를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객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와 연결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김이태는 AI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성장 수단으로 본다. 많은 금융회사가 AI를 상담 자동화나 업무 효율화에 활용하고 있지만, 그는 AI를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 도구로 바라본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하고,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며, 소비와 투자, 보험과 결제를 하나로 묶는 것이 목표다.


삼성카드가 최근 AI와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코인 영역까지 관심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 금융은 결제와 자산관리, 디지털 자산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김이태는 그 변화가 현실이 되기 전에 먼저 준비하고 있다.


물론 위험도 있다. 모니모에 대한 대규모 투자 부담은 여전히 존재한다. 플랫폼 사업은 성공하면 시장을 지배하지만 실패하면 막대한 비용만 남는다. 일부에서는 모니모가 성장 엔진이 될지 비용 부담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은 원래 불확실성 속에서 빛난다. 모두가 안전한 길을 갈 때 미래를 향해 먼저 투자하는 것이 기업가의 역할이다. 김이태 역시 지금 그런 선택을 하고 있다.

 

김이태의 금융기업가정신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카드회사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그는 카드를 팔려 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를 이해하려 한다. 결제시장을 지키려 하지 않는다. 금융 생태계를 새롭게 만들려 한다. 모니모에 승부를 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시대 금융의 승자는 가장 많은 지점을 가진 회사가 아니라 가장 많은 고객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이태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읽었다. 그래서 그는 삼성카드의 미래를 카드에서 찾지 않고 모니모에서 찾고 있다.


모니모가 성공한다면 김이태는 단순한 카드사 CEO가 아니라 삼성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이끈 설계자로 기록될 것이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대규모 플랫폼 투자에 베팅한 경영자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AI 금융혁명의 시대에 김이태는 가장 먼저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CEO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다.

: SWOT 분석 :

Strengths(강점)

김이태 사장의 가장 큰 강점은 금융과 기술, 플랫폼을 동시에 이해하는 드문 이력이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IMF 자문역, 삼성전자 전략그룹장,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거치며 거시경제와 디지털 산업, 미래 기술을 폭넓게 경험했다. 특히 삼성카드가 보유한 방대한 소비 데이터와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을 연결하는 모니모 플랫폼은 AI 금융시대의 강력한 자산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안정적인 자본력, 삼성 브랜드 역시 중요한 경쟁력이다.

Weaknesses(약점)

모니모 중심 전략은 아직 성과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카드산업 본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플랫폼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카드업 현장 영업 경험보다 전략·기획 경험이 강한 경영자라는 점은 전통 카드 비즈니스 관점에서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AI와 플랫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Opportunities(기회)

AI 금융, 마이데이터,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코인, 초개인화 자산관리 시장은 삼성카드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니모를 중심으로 금융·소비·투자 데이터를 통합할 경우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강력한 AI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 간 협업 역시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화 요소다.

Threats(위협)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의 공세가 가장 큰 위협이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경기 둔화, 금융 규제 강화도 지속적인 부담 요인이다. AI 경쟁이 격화되면서 투자 규모는 커지는데 수익 창출 시점은 불확실하다. 만약 모니모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투자 비용만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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