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풍력발전기 안전성 평가 의무화...위험 설비 퇴출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노후 육상풍력 설비에 대한 안전성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철거·재활용 체계를 마련하는 등 풍력발전 전주기 관리 강화에 나선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확대된 풍력 설비의 안전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보급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이호현 제2차관 주재로 육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고 '육상풍력 전주기 관리 강화방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은 노후 설비 증가와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풍력설비는 올해 기준 126MW(80기)로 전체의 6%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355MW(208기)로 약 3배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풍력발전 사고는 총 10건으로 나셀 화재와 타워 도괴, 블레이드 파손 등이 주요 사고 유형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육상풍력 816기 가운데 198기는 터빈 제조사가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로 유지관리 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노후 설비 증가와 관리 여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가동 15년 이상 노후 풍력설비 163기(26개소)를 대상으로 지난 4월6일부터 5월29일까지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정부는 우선 가동 20년이 도래한 육상풍력 설비에 대해 안전성 평가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발전사업자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하며 전기안전공사는 이를 토대로 A~C등급의 안전등급을 부여한다.

안전성이 확인된 A등급 설비는 운영을 지속할 수 있으며 보수·보강이 필요한 B등급은 개선 조치 후 재가동이 가능하다. 반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C등급 설비는 운영 정지 후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철거와 발전사업허가 취소까지 연계할 방침이다.

풍력발전기 설계·운영·해체 단계 전반에 걸쳐 안전기준도 강화한다. 이격거리 기준을 마련하고 소방시설 협의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나셀 화재 감지장치와 방재설비, 타워 진동계, 주요 센서 이중화 등을 추진한다. 블레이드 정밀점검보고서 제출 의무화와 로봇을 활용한 비파괴 진단 도입도 검토한다.

고소 작업과 전기·기계 작업이 많은 풍력산업 특성을 고려해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작업자 안전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비상대응 장비 권장기준과 현장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관계기관 합동훈련도 정례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풍력발전기의 유지관리 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고 터빈 제조사와 유지관리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운영·정비 역량을 높인다. 정부는 발전사업자와 유지관리 전문기업 간 계약 체결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유지관리 전문기업 인증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노후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리파워링 사업도 지원한다. 정부는 인허가 간소화와 계통 접속 지원, 금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노후 풍력단지의 전환을 촉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폐블레이드와 나셀 등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부품 재활용 기술 개발도 지원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희토류와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 회수 기술 확보를 통해 자원안보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은 노후 풍력설비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해 운영 지속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풍력발전기의 '계속운전 심사'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호현 제2차관은 "육상풍력의 지속가능한 보급을 위해서는 안전과 책임에 기반한 관리체계가 필수적"이라며 "관계부처와 업계가 협력해 이번 대책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안전을 기반으로 육상풍력 보급이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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