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환자의 마음 상태와 혈액 검사 수치를 함께 들여다본다. 그는 "우리의 감정 상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뇌속 신경전달물질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혈당, 염증, 호르몬, 장 건강 같은 몸의 상태와 깊이 연결돼 있다"고 강조한다. 우울, 불안, 공황 등 심리 문제로 보이는 증상도 혈당 불안정, 고지혈증, 내장 지방, 염증 반응 등 몸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리적 회복탄력성과 신체적 회복탄력성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는 장내 염증을 키우고, 염증은 무기력과 우울을 부른다. 내장지방 역시 우울증 위험을 높이고, 고지혈증은 치매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 의욕이 떨어진 40대 직장인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약과 영양제 오메가3를 통해 의욕이 올라왔다. 당뇨 가능성과 높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문제였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은 단순하다. 저자는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숲이나 공원에서 20분 걷고, 이유 없이 불안이 커질 때는 최근 수면 시간을 점검하라고 권한다. 아침에는 당분보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불안한 날에는 커피 대신 물을 마시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마음이 힘들 때 자꾸 생각부터 바꾸려 한다. 물론 생각을 다루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날은 사고방식을 바꾸기 전에 점심 메뉴를 바꾸는 것이 더 빠른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속이 시끄럽고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때는 마음챙김을 시도하기보다 미역국 한 그릇을 먹고 속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일이 더 현실적인 마음 관리법일 수 있다. (중략) 오늘 한끼를 조금 더 균형 있게 먹는 일은 내일의 집중력과 감정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길게 보면 인생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회복 전략이 될 수 있다." (204쪽)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2'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선재 스님이 15년 만에 신작을 냈다. 책에는 사찰 음식 레시피 38가지와 함께 스님의 인생 발효 에세이가 담겼다.
1994년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았던 스님은 된장과 간장, 김치 등 발효 음식과 제철 음식으로 몸을 돌본 끝에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스님은 음식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 있도 있다며, 자연 그대로의 음식, 제철에 맞는 음식, 깨끗한 음식의 가치를 강조한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따라가며 발효와 제철 음식이 몸과 마음에 주는 이로움을 풀어낸다. 부처님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가르침은 "제철 음식을 먹어라"는 조언과 맞닿아 있다.
또 누구나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사찰음식 레시피 38가지를 소개하며 실천의 문턱을 낮췄다. 같은 재료라도 무엇과 함께 먹고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은 달라진다. 음식을 만들기 전 재료의 성질을 살피듯, 사람을 대할 때도 먼저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삶의 지혜도 전한다.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맛은 혀가 아니라 습관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국 입맛이라는 것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생각과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행위는 맛을 넘어 습관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 되기도 한다."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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