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결과도 사임도 12년 전 그대로…'실패 답습'한 홍명보의 참담한 결말

  • 717일 만에 임기 못 채우고 '불명예 퇴진'

  • 선수 기용 고집·전술 부족 등 12년 전 실패 그대로 답습

  • 회장 교체 앞둔 축구협회…차기 감독 선임 조치 나서기 어려운 상황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또다시 조별리그 탈락과 임기 중도 하차라는 참담한 결말을 반복하게 됐다.

홍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이었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 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지난 2024년 7월 13일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됐던 홍 감독은 717일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남은 계약 기간도 결국 채우지 못했다.

이는 12년 전의 뼈아픈 실패와 정확히 겹친다. 지난 2013년 6월 24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처음 선임됐던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탈락(1무 2패) 이후 각종 논란에 시달리다 382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쓸쓸히 퇴장한 바 있다. 사령탑으로 나선 두 번의 월드컵 모두 '조별리그 탈락'과 '계약 기간 내 불명예 하차'라는 똑같은 결말을 맞이한 셈이다.

실패의 원인과 과정도 12년 전과 판박이였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진 박주영 등을 중용하며 이른바 '의리 축구' 논란을 자초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경직된 4-2-3-1 전형만 고집했고 위기 상황을 타개할 '플랜B'의 부재 속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문제는 똑같이 반복됐다. 특정 선수를 고집하는 등 대회 내내 선수 기용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술적 유연성 역시 실종됐다. 상대의 맞춤 전술과 강한 압박에 고전하면서도 대회 내내 스리백 전술만을 무리하게 고집했다. 세밀한 전술적 대처나 대안도 찾아볼 수 없었다. 12년 전 실패의 원인을 개선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홍 감독은 모든 책임을 안고 물러났지만 그가 남긴 최종 성적표는 처참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2패(A조 3위)에 머물며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9번째 조별리그 탈락을 마주했다. 대회 최종 순위는 34위로 역대 최하위 성적이라는 뼈아픈 기록만 남기게 됐다.

사령탑이 공석이 된 사태를 맞았지만 당장 대한축구협회가 발 빠른 후속 조치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이번 대회 종료 후 사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협회장 교체를 앞둔 수장 공백 상황이라 차기 감독 선임 등 굵직한 현안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동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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