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의 증시 한 컷] 혁신의 사다리 30년 코스닥…질적 재편의 시대로

코스닥 지수가 4년 만에 1000을 넘은 1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스닥 지수가 4년 만에 1000을 넘은 1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기념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판 나스닥을 만들겠다." 1996년 7월 1일 문을 연 코스닥시장의 출발점이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 혁신기업이 성장하는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그렇게 출범한 코스닥은 어느덧 30주년을 맞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7월 1일 코스닥시장 개설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한편, 상장사와 투자자를 잇는 '코스닥 커넥트(CONNECT) 2026' 행사도 개최한다.

지난 30년은 성장과 침체를 반복한 시간이었다. 코스닥의 첫 번째 전성기는 벤처 열풍이 불었던 1999~2000년이다.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닥은 한국 증시의 중심에 섰다. '벤처'라는 이름만 붙어도 주가가 치솟았고, 개인투자자들은 앞다퉈 코스닥으로 몰려들었다. 당시 지수는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3000선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며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IT버블 붕괴 이후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단기간 급등했던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고 수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은 '혁신의 시장'과 함께 '투기의 시장'이라는 이미지도 얻게 됐다.

시장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2004년에는 기준지수를 기존 100에서 1000으로 변경했다. 지나치게 낮아진 지수로는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8년 지수는 245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다.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은 코로나19 이후였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바이오와 2차전지, 로봇 등 신성장 산업이 부각되면서 코스닥은 4년 만에 '천스닥'을 회복했다. 과거 인터넷 기업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바이오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소부장, 로봇 기업 등이 중심에 서 있다.

30주년을 맞은 올해 코스닥의 과제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는 지난해 말보다 99.59%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8.01% 하락했다. 상승 마감한 거래일 비중도 코스피는 69%였지만 코스닥은 53%에 그쳤다.

시장 내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7364조1560억원이다. 이 가운데 코스닥은 478조7740억원으로 전체의 6.50%를 차지했다.

이달부터 상장폐지 제도가 대폭 강화되면서 코스닥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상장 여부도 관심사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코스피 이전상장을 의결했지만 최근 시장 환경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을 고려해 방향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과거에는 코스피 이전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코스닥에 남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는 분위기다.

30년 전 코스닥은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성장 시장을 목표로 출범했다. 이후 수많은 벤처기업이 코스닥을 발판으로 성장했고 바이오와 게임, 반도체 소부장 등 신산업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출범 30주년을 맞은 지금 코스닥은 상장 기업 수를 늘리는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성장하는 시장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 체질 개선이 투자자 신뢰 회복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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