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옛말…보험사도 펫보험 신중론

  • 대형 손보사도 적자 부담 커져

  • 널뛰는 진료비에 손해율 리스크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펫보험 시장의 열기가 최근 들어 빠르게 식고 있는 분위기다. 표준화되지 않은 동물병원 진료비로 인해 손해율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 개입에 따른 상품 획일화로 소비자 가입 유인까지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형 손해보험사 일부는 펫보험 상품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시장 선점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보험요율을 설계했던 계약들이 누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사업 전략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초기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기보다는 상품 운영 자체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려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광고·마케팅 비용조차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펫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펫보험 신계약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려동물 개체수 대비 가입률은 여전히 2%대에 머물러 시장 성장세에 비해 실제 보급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 성장의 구조적 한계로 동물병원별 진료비 체계의 비표준화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고 있다. 동일한 질환이라도 병원별로 진료비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보험사들이 적정 보험료와 손해율을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병원 진료비용 현황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체중 5㎏ 기준)의 전국 초기 진찰료는 최소 1000원에서 최대 6만1000원으로 61배 차이 난다. 가격 편차가 큰 구조에서는 보험사가 특정 평균값을 기준으로 위험을 산정하기 어렵고, 결국 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 수준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설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손해율 관리 차원에서 재가입 주기 1년, 최소 자기부담률 30% 등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보장 수준까지 제한되자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상품 매력도도 낮아졌다. 보험사로서는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고, 소비자로서는 자기부담이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보장 체감 효과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물 진료비 표준화와 진료코드 정비, 의료데이터 축적, 보험금 청구 전산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병원마다 다른 진료비 체계"라며 "보험사가 손해율을 예측하고 적정 보험요율을 산정하려면 진료비를 관리·표준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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