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규제론 못 잡는 서울 집값, 공급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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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 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6월 5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7%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보다 줄었지만 전국 평균과 수도권 평균을 여전히 웃돈다. 다른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한 달 새 1.07% 상승했다. 강남권 일부 단지만의 움직임도 아니다. 서울 곳곳으로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전세시장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1.43%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실수요자는 매매시장으로 밀려나고, 매매가격 상승은 다시 전세 불안을 키운다. 지금 서울 주택시장의 불안은 매매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묻는 것은 결국 앞으로 살 집이 충분하냐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4% 줄었다. 아파트 착공도 25.3% 감소했다. 인허가나 분양이 일부 회복됐다고 해도 착공과 준공,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공급은 발표가 아니라 입주로 증명된다.

그렇다고 새 아파트 공급만 기다릴 수도 없다. 정비사업과 공공택지는 인허가, 이주, 보상, 공사비 협상, 착공을 거쳐야 한다. 지금 공급을 늘리겠다고 해도 실제 입주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회복과 매입임대, 전세임대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속도만 앞세운 공급이 다시 시장이 외면하는 주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비아파트는 서울 주거의 완충지대였다. 아파트를 살 수 없거나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 신혼부부, 서민이 빌라와 다세대, 오피스텔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전세사기와 관리 부실, 주차난, 낮은 환금성은 비아파트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규제만 풀어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빠른 공급이면서도 안전하고, 오래 살 수 있고, 감당 가능한 주거다.

정부가 투기 수요를 누르는 것은 필요하다. 과열 지역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는 단기 과열을 식히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규제는 시간을 버는 수단일 뿐이다. 공급이 뒤따르지 않으면 눌린 수요는 전세시장이나 인근 지역으로 옮겨간다. 집값 안정의 핵심은 규제 강도가 아니라 공급 신뢰다.

그런 점에서 최근 LH 신임 사장 취임은 단순한 공공기관 인사가 아니다. LH는 약 8개월간 수장 공백을 겪었다. 그 사이 정부는 공공택지 직접 시행, 매입임대 확대, 도심 공급 등 여러 공급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실제 착공과 입주 물량으로 바꾸는 데는 LH의 역할이 크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도 LH가 맡는 핵심 주거복지 사업이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가 공급 실행의 핵심 축을 오래 비워둔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수장 공백이 해소된 지금부터는 변명의 여지도 줄었다. 정부 공급대책은 이제 실질적인 평가대에 올랐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추가 구호가 아니라 착공 일정, 입주 물량, 사업 지연 해소다.

서울 집값은 말보다 실행에 먼저 반응한다. 정부와 LH는 정비사업 병목을 줄이고,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높이며, 비아파트와 임대주택 공급의 품질 기준도 함께 세워야 한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점에, 감당 가능한 가격의 집이 공급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규제만으로는 시장을 오래 붙잡을 수 없다. 공급 신뢰 회복이야말로 지금 정부가 내놓아야 할 가장 확실한 집값 안정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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