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역설…실적 전망 뛰는데 PER은 최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평가가치가 인공지능(AI) 열풍 이전 수준까지 낮아졌다. 시가총액은 두 달도 안 돼 1조달러(약 1508조원) 넘게 줄었다가 일부 회복했다. 실적 전망은 여전히 강하지만, 투자자 관심이 메모리 반도체와 자체 개발 AI칩으로 옮겨가면서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8배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PER은 주가가 예상 이익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숫자가 낮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일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PER은 2019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500 지수 약 20배, 나스닥100 지수 약 23배보다도 낮다. AI 대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미국 주요 지수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5월 14일 장중 235.47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시가총액은 5조7285억달러(약 8640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반도체주 조정이 본격화한 지난달 26일 시총은 4조6630억달러(약 7033조원)로 줄었다. 한 달 반 만에 1조655억달러(약 1607조원)가 사라졌다.
 
이후 주가는 일부 회복됐다. 7일 종가는 196.93달러로, 고점보다 16% 낮다. 시총은 약 4조9400억달러(약 7451조원) 수준으로 올라왔다. 다만 올해 주가 상승률은 5.6%에 그쳐 S&P500과 나스닥100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주가 부진이 실적 전망 악화 때문은 아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는 3930억달러(약 593조원), 순이익 전망치는 2280억달러(약 344조원)다. 전년보다 각각 90%, 82%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3개월 동안 13% 상향됐다.
 
그럼에도 주가가 부진한 것은 투자자 관심이 엔비디아에서 다른 반도체주로 일부 이동한 영향이 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급등 기대에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200% 넘게 뛰었다. AMD와 인텔도 큰 폭으로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 수혜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로 확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 엔비디아 주요 고객사가 자체 AI칩 개발을 확대하는 점도 부담이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고 공급망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어서다.
 
다만 월가 전망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엔비디아 담당 애널리스트 82명 가운데 매도 의견은 1명뿐이다. 평균 목표주가는 302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50% 이상 높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단기적으로 메모리주 랠리에서 소외됐지만, 실적 성장세가 유지되면 주가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