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나스닥 상장 후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 삼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력을 고도화할 글로벌 인재 영입 프로세스를 전방위로 가동한다. 미국 현지에서 엔비디아, AMD, 인텔 등 빅테크 수준의 보상 경쟁력을 장착해 우수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주 법인(SK하이닉스 아메리카)을 주축으로 글로벌 맨파워 영입을 위한 채용 제도 재편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증시에 상장된 자사주 기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나 성과조건부주식(RSU)를 핵심 조건으로 내걸어 실리콘밸리 핵심 엔지니어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장 직후 "글로벌 테크 인재들에게 나스닥 상장 주식 기반의 보상은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며 인재 영입 의지를 피력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 완공 목표인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생산 거점 가동에 앞서 인적 인프라 선제 구축에 착수할 방침이다. 양산 전에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차세대 HBM 설계 및 양산 공정, AI 기반 제조 시스템 전문가 조기 수급에 나선다. 이들은 향후 국내 연구개발(R&D) 조직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기술 시너지를 주도하게 된다.
개별 채용을 넘어 현지 테크 기업의 핵심 연구 팀을 통째로 흡수하는 이른바 '어콰이어드(인재 인수를 위한 M&A)'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과 주요 인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검증된 방식이다.
SK하이닉스가 이번 상장을 통해 대형 딜(Deal)을 추진할 재정적·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주식 보상의 환금성 제약으로 미국 최우수 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식 보상을 중시하는 현지 인재들에게 코스피 주식은 세제와 접근성 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나스닥 상장으로 달러 기반의 즉각적인 주식 보상이 가능해지면서 인재 영입 과정에서 현지 빅테크들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특히 엔비디아·TSMC와의 'AI 3각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6세대 HBM(HBM4) 이후 맞춤형 메모리 설계에 필수적인 로직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와 첨단 패키징 분야의 석·박사급 인력을 집중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는 주가 상승과 연동된 고액의 주식 인센티브로 설계 핵심 인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으며 TSMC 역시 글로벌 엔지니어의 기본급을 대폭 인상하고 성과 기반 주식 보상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실리콘밸리 특유의 보상 문턱을 넘지 못해 핵심 인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주식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만큼 빅테크와의 인재 영입전에서 불리했던 게임의 룰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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