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보장 못 받는 60만 여성 CEO들...지원제도서 소외

  • "여성기업인 맞춤형 제도 설계 시급"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외관 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외관 [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한민국 여성기업인이 국가 경제의 당당한 주축으로 성장했음에도 정부가 사활을 건 저출생 대책의 사각지대에 직면했다. 직원의 출산과 육아는 법으로 보장해야 하는 '고용주' 위치에 있지만 정작 본인이 아이를 낳을 때는 출산휴가나 급여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14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3년 기준 여성중소기업 현황에 따르면 국내 여성기업인 수는 337만명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치이며 전체 기업의 40.6%에 해당한다. 연도별 여성기업인 수를 살펴보면 △2019년 277만4257명 △2020년 295만1244명 △2021년 313만6543명 △2022년 325만9211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 중 직원을 고용한 60만 여성 CEO들의 소외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반 여성 근로자는 물론이고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도 별도 신청을 통해 정부의 출산급여를 받는다. 대표 혼자 일하는 '1인 여성 기업인'조차 최소한의 보조인력이나 출산급여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직원을 단 1명이라도 고용해 '2인 이상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기업인은 모든 출산·육아 지원제도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여성기업인의 출산·육아 문제는 개인의 돌봄 부담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현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여성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대표자 중심인 경우가 많아 출산·육아 기간에도 경영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기 어렵고, 대표자의 업무와 의사결정을 대신할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고 짚었다.

지난 1~7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제5회 여성기업주간'에서도 여성 기업인에 대한 출산·육아 지원 제도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일부 여성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코리아에서 발생한 육아휴직 직원 보복성 불이익 논란이 불거지면서 출산·육아 지원 제도 정착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센터 측은 일반 근로자 중심의 육아휴직 지원과 구별되는 여성기업인 맞춤형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여성 창업기업의 창업지원 대상 기간을 산정할 때 출산·육아 기간만큼 지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사업 수행 유예와 보육·대체인력 지원 등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이 동반되도록 국회, 중소기업 옴부즈만 등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계와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제기된 현장 목소리를 적극 검토해 향후 국가 인구전략 수립 과정에 반영하고 정책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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