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주비 대출 1년 건의했는데 금융위는 '금시초문'"…발언 기회 못 얻어 "깊이 유감"

  • 오 시장 "국토부 검토한다더니 금융위 전달 안 돼"…정부 부처 간 엇박자 지적

  • "대통령이 서울 공급 지연 원인 정확히 알도록 '2차 보고서' 제출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무회의 대정부 건의 사항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무회의 대정부 건의 사항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가 1년 넘게 건의해 온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가 정부 부처 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14일 오 시장은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직후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무회의 대정부 건의 사항 브리핑'을 열고 정부에 제출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 국토교통부가 이주비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봤지만 결국 그 사안은 금융위원회에 전달돼야 하는데 금융위는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며 "이주비 대출은 1년 동안 건의해 온 사안인데 금융위에는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대토론회 논의 목록에도 이주비 대출 문제가 포함돼 있지만 목록에만 올려놓으면 뭐하느냐"며 "1000만 서울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택정책을 서울시가 제안했는데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담긴 정책 과제를 크게 정비사업, 민간임대, 세제 개편 등 세 분야로 설명했다.
 
우선 정비사업과 관련해서는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서울 주택 공급의 90%는 민간이 담당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정비사업 472곳과 모아타운을 합치면 700여곳, 약 8만5000가구 규모로 정부가 새로 공급하겠다는 물량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비 대출이 막혀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많다"며 "이주비마저 대출 규제로 묶는 것은 공급 확대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 이주비와 법정 상한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 정비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출 제한을 보편적인 원리로 정비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정비사업 속도가 늦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분담금이 늘어나고 사업 추진 자체의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간임대 활성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비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민간임대주택이 서민 주거 안정의 한 축이라며 "민간 임대사업자를 적대시하면 공급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임대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지원을 확대해 전월세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제와 관련해서는 "세금 정책도 공급을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현실화를 제안했다. 그는 "실거주자의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해야 시장에 나오는 주택 공급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시의 공급 지연 원인을 별도로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보다 직접적이고 상세한 2차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제출한 보고서에는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늦어지는 이유를 완곡하게 담았다"며 "국토부의 협조가 충분하지 않았던 부분 등을 보다 직접적이고 상세하게 추가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브리핑은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직후 열렸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 방안을 설명하려 했지만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자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그는 "(국무회의에서) 보고서만 전달되고 발언 기회를 갖지 못해 상당히 섭섭하고 깊이 유감스럽다"며 "고의적인 패싱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국무회의는 갑론을박이 있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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