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수입 나프타 보조금 지급을 지난달 말 종료했다. 보조금 미적용 수입분이 국내에 도달하는 8월부터는 기초유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흑자 기준에 한참 부족한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나프타에서 파생하는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여수·울산산단의 사업 재편 필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다만 지역별로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재편 속도에 차이가 나타난다.
여수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가 올 하반기 도출을 목표로 사업 재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두 건의 통합이 모두 성사될 경우 여수산단에서 약 20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추가로 감축될 예정이다.
다만 통합 대상과 사업 범위를 놓고는 양사 간 입장 차가 있다. LG화학의 나프타분해설비(NFC)와 GS칼텍스의 혼합원료분해설비(MFC)를 단순 통합할 경우 최신 설비를 보유한 GS칼텍스가 불리하다. 이 때문에 양사 통합법인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일부 스페셜티 부문까지 협력 범위에 포함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참여하는 사업 재편 논의가 최대 난제다.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는 이미 설비 가동 중단과 감산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줄인 만큼 신규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에쓰오일이 감축 부담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에쓰오일은 기존 노후 NCC보다 원가·에너지 효율이 높은 샤힌 프로젝트 신규 설비를 감축 대상에 포함하는 건 석화 산업 재편 취지에 어긋난다고 강조한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노후·저효율 설비를 정리하고 고효율 설비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하는 게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신규 설비를 줄일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문제는 샤힌이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국내 기초유분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는 데 있다. 대산·여수산단 업체들이 설비를 폐쇄하거나 통합해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샤힌에서 신규 물량을 쏟아내면 기존 감축 효과가 대부분 상쇄된다. 결국 울산 사업 재편은 정부가 총량 감축과 설비 경쟁력 가운데 어떤 원칙을 우선할지 결정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데 에쓰오일만 생산능력을 늘리는 구조가 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부담을 분담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기업 간 자율 협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가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고 석화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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