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 미래항공모빌리티 박람회가 막을 올렸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민간기업의 UAM 기체가 처음 일반에 공개된 데 이어, 초기 상용화 모델과 조종사 양성, 버티포트 구축 등 '하늘길'을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됐다.
1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는 삼보모터스그룹이 개발 중인 국내 민간기업의 UAM 기체가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행사 개막에 앞서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K-UAM 비행 쇼케이스'는 기상과 전파 환경 등의 영향으로, 실제 비행은 16일로 연기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쇼케이스 현장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UAM이 처음 선을 보이는 날"이라며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섬 지역 교통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UAM이 활용될 수 있다"며 "민간과 군, 정부가 함께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인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과 항만, 192개 섬을 갖춘 만큼 드론과 UAM을 실증하기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섬 지역을 시작으로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하는 인천형 UAM 생활권을 구축하고 버티포트 등 인프라 조성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공개 비행은 하루 미뤄졌지만,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는 기술 실증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UAM 상용화의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연구기관이 드론과 미래항공모빌리티 산업의 기술 수준과 정책 방향, 사업화 가능성을 공유하는 국내 대표 전문 전시회다. 올해는 '드론·UAM, 일상을 바꾸고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130여 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기체와 버티포트, 관제·통신 시스템 전시를 비롯해 정책 콘퍼런스, 비즈니스 상담회, 채용박람회, 드론 라이트쇼 등 산업과 시민 체험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UAM과 드론 기체는 물론 이를 실제 교통수단으로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와 운영체계가 눈길을 끌었다. 박람회장 한켠에 마련된 ‘UAM 파빌리온’에는 2030년 상용화를 가정해 구현한 버티포트와 UAM 기체 모형, 운항관리 시스템, 비행 시뮬레이터 등이 배치됐다.
각 부스에서도 기체뿐 아니라 디지털트윈과 운항관리, 관제 시스템 등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들이 폭넓게 소개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도심 건물 내 설치를 전제로 한 수직형 버티포트(H-PORT) 시스템과 기체 이송 장비를 선보였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민군 겸용 있는 '미래 첨단 항공기(AAV)' 플랫폼을 소개했다.
드론 분야 핵심 기관인 한국항공안전기술원(KIAST)은 드론 상용화 지원사업을 통해 소방·항공안전·물류·농업·시설관리 등 공공 분야에 특화된 5대 드론 플랫폼 개발과 핵심부품 국산화, 핵심기술 상용화 성과를 소개했다. AI 군집드론 시스템, 고중량 소방드론, 30L급 농업용 드론 국산화, 시설물 점검 AI 솔루션 등 실제 사업 성과도 공개하며 국내 드론 산업의 기술 자립과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날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UAM과 드론의 상용화를 위한 실행 전략도 내놨다.
김기훈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이날 강연에서 "이제는 UAM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단계에서 언제 탈 수 있느냐를 묻는 단계로 넘어왔다"며 "정부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실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비행 시연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실패하는 과정 역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초기 상용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초기 상용화 모델로 △관광형 △공항 연계형 △지역 연계형 서비스를 우선 추진한 뒤 도시형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과 관광지를 잇는 공항·관광 연계 노선과 여객선 의존도가 높은 섬 지역을 연결하는 지역 연계 노선 등이 대표적인 초기 모델로 제시됐다. 인천에서는 인천공항과 덕적도 등을 연결하는 방안이 사례로 언급됐다. 초기 운항은 조종사가 탑승한 기체를 대상으로 주간과 양호한 기상 조건에서 허용하고 기존 항공관제 체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상용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내년 '대한민국 1호 UAM 조종사 선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선발 인원의 해외 기체 제작사·운항사 교육과 국내 훈련을 지원하고, 향후 이들을 교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 시범운영구역 공모를 실시하고 선정된 지방자치단체에는 초기 버티포트 구축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드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육성 전략도 공개됐다. 국토부는 분야별 드론 임무 데이터를 축적해 드론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국가 AI 드론 전문훈련센터를 구축해 민간과 국방 분야에 실증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8년까지 드론 식별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국가 통합 비행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드론 교통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야간·비가시권 비행 승인 제도 개선과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확대도 추진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정부는 물론 산업계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대감도 이어졌다. 과학 크리에이터 '긱블'의 이민석 PD는 기조강연에서 "기술은 완벽하게 시작하지 않는다"며 "도전과 실패가 쌓여 결국 세상을 바꾼다. UAM 역시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시장도 개회식 환영사에서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기술 전시장이 아니라 곧 우리 일상이 될 것들을 먼저 만나는 혁신의 장"이라며 "이곳 인천에서 새로운 미래를 마음껏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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