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에 6% 넘게 급락하며 6800선까지 밀려난 가운데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빅테크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가이던스, 중동 정세 등을 소화하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는 최근 조정이 기업 펀더멘털보다 수급과 투자심리 영향이 컸던 만큼 미국 기술주의 실적과 AI 투자 계획이 확인될 경우 시장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107억원, 3조86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4조897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37.59포인트(4.53%) 내린 791.84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8.77%, 코스닥이 5.44% 하락했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맞물리면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갔다.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 기업들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 상품시장을 통과하며 영향이 증폭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0선을 웃돌며 일간 5% 안팎의 변동성이 지속됐다.
이번 주 시장의 최대 변수는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다. 오는 23일(한국시간) 알파벳을 시작으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AI 투자 가이던스가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의 투자 계획이 반도체 업종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정은 AI 투자 기업들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 상품시장을 통과하며 증폭된 성격"이라며 "결국 미국 빅테크 실적과 AI 투자 가이던스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급락에도 기업 펀더멘털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고 TSMC는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ASML도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하면서 AI 로직·메모리 증설 수요와 장비 병목을 재확인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와 공급, 이익의 방향성 모두 이번 급락을 정당화할 정도로 변한 것은 없다"며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보다 기술적·수급적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환율도 증시에 긍정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물가 둔화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흥행 등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7월 1~20일 수출 호조도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과거 급락 사례를 고려하면 과도한 비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버블 붕괴나 시스템 위기의 시작이 아니라면 급락에서의 매도는 반등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개인 수급도 아직 무너지지 않았고 강세장 기조가 유지되는 한 최근 변동성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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