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표 안전관리 제도계선 추진...화학사고 '안전신호등' 민간 확대

  • 공공사업장 13곳·취급시설 103곳 적용 마쳐 민간 맞춤형 컨설팅 지원

  • 탱크부터 배관·밸브·주입구까지 색상 통일하고 전용커플링 설치

  • 업종·시설별 적용기준 축적해 2027년 이후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박찬대 시장 사진인천시
박찬대 시장. [사진=인천시]
인천광역시가 화학물질 주입 과정에서 작업자가 순간적으로 착각하더라도 유독가스 발생과 화재·폭발 등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각적 식별과 물리적 연결 차단을 결합한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을 민간사업장으로 확대한다.

4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환경공단 13개 사업장, 화학물질 취급시설 103곳에 안전신호등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부터 관내 유해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 진단과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은 화학물질마다 전용색상을 정해 저장탱크와 배관·밸브·주입구에 동일하게 표시하고, 서로 다른 물질의 주입호스가 잘못 연결되지 않도록 물질별 전용 연결장치를 설치하는 예방체계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초록색, 황산알루미늄은 파란색, 수산화나트륨은 노란색으로 구분하는 등 작업자가 화학물질의 저장·이송·주입 과정을 직관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현장 여건에 따라 연결구의 직경과 나사산, 핀이나 키의 위치를 화학물질별로 다르게 설계한 전용커플링도 적용해 색상이나 물질명을 잘못 확인하더라도 주입 단계에서 연결 자체가 되지 않도록 이중으로 차단한다.

이번 정책은 지난해 인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학물질 오주입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공촌사업소에서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이 황산알루미늄 저장탱크에 잘못 주입돼 작업자 4명이 다쳤고, 미추홀구 반도체 제조공장에서도 서로 다른 화학물질이 혼입돼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는 이들 사고를 단순히 작업자의 부주의로 처리할 경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더 세심한 주의를 요구하는 방식에서 사람이 실수해도 사고로 번지지 않는 작업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화학물질종합정보시스템 집계를 보면 2014년부터 2025년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49건으로, 5명이 숨지고 92명이 다쳤다. 사고 원인 가운데 시설 결함과 안전기준 미준수가 각각 23건으로 전체의 93.9%를 차지했다.

특히 저장탱크에는 물질명이 표시돼 있어도 배관에는 흐름 방향만 있거나 밸브에 관리번호만 적힌 경우가 있고, 주입구에는 오래된 라벨만 남아 현장에서 즉시 물질을 식별하기 어려운 사례가 확인됐다.

인천시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인천환경공단 사업장을 전수 점검하고 차아염소산나트륨과 황산알루미늄·수산화나트륨 등 15종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의 표시체계를 개선했다.

약품탱크와 주입구에는 물질명과 전용색상을 표시하고, 주입구 명패와 잠금장치, 물질안전보건자료 보관함을 설치했으며 약품 주입 사실을 주변 작업자에게 알리는 회전경고등도 마련했다.

시는 올해 민간사업장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화학물질 안전관리 교육에서 안전신호등의 취지와 적용 방법을 안내하고,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장에는 전문가 현장 방문을 지원한다.

전문가는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물질과 저장·이송 공정, 기존 표시상태를 확인해 오주입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찾고 시설 여건에 맞는 색상표시와 전용 연결장치 적용방안을 안내한다.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은 기존 취급기준과 경고표지, 안전교육과 시설검사 등을 대체하는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현행 안전관리체계에 시각적 식별과 물리적 차단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인천시는 관련 교육에서도 안전신호등 시스템의 적용 취지와 현장 예방활동의 중요성을 안내해 왔다.

앞서, 인천시는 화학사고 발생 시 기관별 대응 절차와 주민 대피·복구 기준을 마련하는 등 사고 초기 대응체계를 정비해 왔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사고 발생 전 작업 단계에서 위험을 차단하는 예방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윤은주 인천시 환경안전과장은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은 작업자에게 더 주의하라고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순간적으로 착각하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시설에서 확인한 현장 경험을 민간사업장으로 확산하고, 인천의 예방체계가 국가 화학물질 안전관리의 새로운 기준으로 이어지도록 가이드라인 마련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민간사업장의 적용 결과를 축적해 업종과 시설별 색상표시·연결장치 설치 및 유지관리 기준을 정립하고,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법령과 지침 등 국가 안전관리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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