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이 산간오지 주민들의 오랜 생활 불편으로 지적돼 온 택배 배송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도로 여건과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택배 차량 진입이 어려워 배송이 이뤄지지 않거나 주민들이 직접 읍내까지 나가 물품을 찾아와야 했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으로, 물류 서비스 접근성 향상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양군은 최근 관내 산간지역 주민들의 택배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산간지역 택배 배송 서비스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물류 접근성이 낮은 산간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우선 현북면 법수치리와 면옥치리 등 2개 마을 69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군은 시범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마을 회관 앞에 주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택배보관소를 설치했다. 기존에는 택배기사가 마을 안쪽까지 진입하기 어려워 배송 자체가 이뤄지지 않거나, 주민들이 택배 영업소나 읍내까지 이동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고령층 비율이 높은 산간마을에서는 이동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생활 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택배 거점지에서 산간마을까지 별도의 배송을 수행하는 '2차 배송 서비스'를 핵심으로 추진된다. 일반 택배사가 거점지까지 물품을 운송하면 이후 산간마을 전담 배송을 통해 주민들이 가까운 택배보관소에서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위해 양양군은 민간 택배사업자인 한진택배와 롯데택배를 대상으로 인건비와 유류비, 차량 유지비 등을 지원한다. 행정과 민간 물류기업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산간지역 배송 기피 현상을 줄이고 안정적인 배송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지난해 마련된 제도적 기반이 있다. 양양군은 2025년 4월 '양양군 산간지역 택배 배송 서비스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조례 제정 이후 사업 대상 선정과 운영 방식, 예산 지원 체계를 구체화하며 시범사업을 준비해 왔다.
산간지역은 도로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한 구간이 많아 일반 택배차량의 진입이 쉽지 않다. 배송 시간이 길어지는 데다 물류 효율성이 떨어져 민간 택배업체 입장에서는 배송 기피 지역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주민들은 생필품이나 의약품, 생활용품 등을 주문하더라도 제때 배송받지 못하거나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최근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고 온라인 쇼핑 이용이 급증하면서 이러한 물류 격차는 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지역에서는 당일 또는 익일 배송이 보편화된 반면 산간지역 주민들은 기본적인 배송 서비스조차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간 생활 서비스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양군은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배송 효율성과 주민 만족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사업의 안정적인 정착이 확인되면 지원 대상을 관내 5개 읍·면 13개 마을, 모두 129가구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물류 지원을 넘어 농촌과 산간지역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에도 의미를 갖는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농촌지역에서는 의료·교통·복지뿐 아니라 생활물류 서비스 역시 주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 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되면 일상생활의 편의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시간적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밀착형 물류 정책을 확대할 경우 지역 간 서비스 격차 해소와 주민 복지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산간지역과 도서지역처럼 민간 배송망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행정의 지원과 민간기업의 협력이 결합된 모델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양군 관계자는 "오지 주민들이 직면한 물류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본적인 생활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완사항을 꼼꼼히 점검하고 대상 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물류 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양군은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산간지역 택배 배송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지원 대상 마을을 확대해 지역 간 물류 서비스 격차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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