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B-컷] "귀여움이 설득력"…'동궁' 팀이 밝힌 꺼먹살이 비하인드

한 작품에는 수많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었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느꼈던 감각은 모두 다를지도 모릅니다. '최송희의 B-컷'은 스크린에 담긴 'A-컷' 너머 생생한 현장이 담긴 이면의 기록을 주목합니다. 감독, 배우들의 인터뷰를 교차해 완성된 프레임보다 더 뜨거웠던 'B-컷'의 순간을 재구성합니다. <편집자 주>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 분)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 분)이 왕(조승우 분)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2위에 오르고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69개국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동궁'의 인기는 이야기뿐 아니라 귀의 세계를 완성한 미술, 조명, 음악, CG 등 제작 과정으로도 번졌다. 특히 구천의 곁을 지키는 귀매 꺼먹살이는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캐릭터 중 하나다. '포스트 더피', '조선 그루트' 등의 애칭을 얻은 꺼먹살이는 작고 귀여운 외형과 달리 구천을 돕는 강한 존재로 등장하며 '동궁'의 마스코트가 됐다.

"꺼먹살이 디자인은 정말 힘들었어요. 다른 귀매들은 역할이 비교적 명확한데, 꺼먹살이는 구천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친근한 존재가 돼야 하고 변신해서 조력하는 기믹도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설득력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많았고, 여러 디자인을 거치다가 곳곳에 남아 있는 석상이나 토우, 돌과 흙의 질감에서 출발했어요. 원형이 되는 이야기에 검은색 이미지가 있어서 흙과 돌의 느낌으로 발전시킨 거예요."(최정규 감독)

귀여움도 꺼먹살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단순히 장식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구천과 계속 교류해야 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권소라·서재원 작가는 앞서 구전된 도시 전설에서 꺼먹살이의 원형을 가져왔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천과 계속 교류해야 하는 캐릭터라 귀여움도 중요한 요소였어요. 작가님들이 원형이 되는 이야기에서 '나는 꺼먹살이'라고 반복하는 지점에서 귀여움을 느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대본에서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게 구성됐던 것 같아요."(최정규 감독)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남주혁은 꺼먹살이와 호흡하며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최 감독은 배우들을 위해 꺼먹살이 모형을 제작, 미리 만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CG만으로 짐작해야하는 상황과 달리 꺼먹살이 모형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설명이었다.

"꺼먹살이는 모형이 있었어요. 슛이 들어가면 그 모형을 치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 모형을 오래 쳐다봤습니다. '얘가 여기 존재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도 '얘가 여기서 이렇게 움직이나요, 저렇게 움직이나요', '여기서 꺼먹살이가 올라탈 거예요' 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에 맞춰 '지금쯤 여기에 올라탔구나'라고 상상하면서 찍었어요."(남주혁)

촬영 당시에도 남주혁은 꺼먹살이가 작품의 마스코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구천의 옆에서 귀여움을 담당하는 존재라는 설명을 들었고, 그만큼 꺼먹살이와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그렇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고, 노력도 했어요. 우리 작품에서 귀여움을 담당할 친구라고 얘기해주셨기 때문에, 꺼먹살이와의 케미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남주혁)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생강과 구천의 케미스트리도 '동궁'의 핵심 중 하나였다. 남주혁과 노윤서는 두 인물의 관계성이나 감정이 '로맨스'로 단정되지 않도록 의식하며 감정선을 쌓아나갔다. 

"로맨스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구천과 생강은 결국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구원자 같은 관계라고 생각했고, 전우애도 충분히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대중들이 봤을 때 로맨스처럼 느낄 수도 있고, 그 이상의 전우애나 다른 에너지로 느낄 수도 있게 만들어보자고 접근했어요. 대본 자체에 로맨스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구천과 생강을 보면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보자는 출발점이었습니다."(남주혁)

"연기하면서도 구천과 생강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 해석이 나올 것 같았고, 서로의 구원자 같은 관계를 두고 많은 분들이 해석하려고 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실제로 많은 해석과 상상이 나오는 걸 보면서 저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어요. 더 많이 상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노윤서)

최 감독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쌓여가는 남주혁과 노윤서의 케미스트리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생강과 구천의 포옹신이라며 순간 스쳐가는 배우들의 표정이 장면의 깊이감을 더했다고 거들었다.

"주혁 씨의 경우 생강이를 살리기 전후의 표정이 좋았어요. 특히 생강이가 구천을 안았을 때 잠깐 보여주는 표정이 있는데, '또 우네'라고 하면서 가장 따뜻한 표정을 보여주거든요. '동궁' 안에서 처음 보는 표정이었어요. 그 표정 하나로 8회 동안 구천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강에 대한 감정이 드러난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건 디렉션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배우가 순간적으로 만들어낸 감각이라고 생각해요."(최정규 감독)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동궁'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귀의 세계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액션도 중요했다. 별감 귀매는 전통 고문 방식인 도모지에서 출발한 존재다. 최정규 감독은 별감 액션을 통해 구천이 귀의 세계에서 느끼는 피로감과 괴로움을 보여주고자 했다.

"별감은 전통 고문 방식인 도모지에서 출발했어요. 얼굴에 창호지를 붙이고 물을 붓는 고문을 당했다는 설정이라, 그 한이 가장 괴로웠던 순간을 표현하는 이미지로 잡았습니다. 별감 액션은 귀의 세계에서 원귀들을 승천 혹은 성불시키는 과정에서 구천의 피로감과 괴로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혁 씨가 난이도 높은 액션을 직접 수행하게 됐고, 잘라서 보여주기보다 실제로 해내는 모습을 최대한 담는 방향으로 갔습니다."(최정규 감독)

"별감 액션은 가장 처음 찍은 액션신이었고, 12월쯤 촬영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찍었습니다. 그때 제가 감기 몸살에 걸린 상태였어요. 땀이 난 채로 세트장 밖에 나가 공기를 쐬다가 감기 몸살이 와서 몸살이 있는 상태로 찍었습니다. 오히려 구천처럼 체력이 갉아먹히면서 처절하고 힘없는 액션이 완성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귀의 세계에서 귀신들과 액션할 때는 해한다기보다 좋은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방어적인 액션을 했고 그런 힘없는 액션이 잘 구현된 것 같아요."(남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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